툭하면 훌러덩… “가발 대신 모발이식을”

입력 2014-08-11 03:55
여름은 직사광선에 의해 탈모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가발을 쓰기도 불편해서 모발이식을 고려하는 탈모인들이 증가하는 때다. 사진은 탈모증 치료 및 모발이식 전문 노블라인의원 의료진이 비절개식 모발이식술을 시술하는 모습. 노블라인의원 제공

직장인 이모(50)씨는 얼마 전 한 리조트의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가발이 벗겨져 망신을 당한 이후 가발을 처음 맞췄을 때의 만족감과 자신감을 모두 잃고 말았다.

날로 심해지는 탈모증 때문에 고민하다 지난해 맞춘 가발도 민머리를 감추는 효과만 있을 뿐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름이 오면서 뜨거운 햇빛은 더 강하게 전해지고, 머릿속에 땀이 차면서 갑갑함을 참지 못해 가발을 벗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때여서 더 그랬는지 모른다. 결국 이씨는 최근 국내 한 탈모증 치료 및 모발이식 전문병원을 찾았다. 잃어버린 옛 머리를 되찾아 불편한 가발과 헤어지고 싶어서다.

요즘 흑채와 가발의 불편함 때문에 모발이식수술을 받을 목적으로 탈모치료 전문병원을 찾는 ‘탈모인’들이 많아졌다. 가발을 쓰고 있자니 두피에 땀이 가득 차 갑갑하기 그지없고, 그렇다고 가발을 벗자니 한여름의 강한 햇빛에 민머리가 그대로 노출돼 탈모증이 더욱 심해져서다.

모발이식에는 크게 머리 뒷부분의 두피를 절개, 모낭을 분리해 이식하는 절개식과, 모낭을 하나하나 뽑아 이식하는 비(非)절개식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탈모 치료의 최후 수단이라는 모발이식, 과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탈이 없을까.

노블라인의원 백현욱 원장은 “모발이식이란 한마디로 뒷부분의 모발을 탈모가 진행된 부분으로 옮겨 적절하게 재배치하는 수술을 말한다”며 “어느 방법으로 하든 경험이 많은 의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자신의 탈모 상태에 맞춰 최적의 이식법을 선택할 수 있고,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절개식 모발이식술은 후두부의 두피를 절개하고 뒷머리를 떼어낸 후 모낭 단위로 머리카락을 나누어 필요한 곳에 옮겨 심는 방법이다.

보편적으로 많이 시술되는 방법이긴 하지만 한번에 채취할 수 있는 모발의 수가 3000∼5000모로 제한되는 게 단점이다. 따라서 이마 위쪽으로 광범위하게 머리가 빠져 있는 탈모인이 이 방식을 선택할 경우 한번에 안 돼 두세 번에 걸쳐 반복 시술을 받아야 한다.

반면 비절개 모발이식술은 두피를 절개하지 않고, 모발이 많은 부위에서 머리카락을 모낭 단위로 각각 한 가닥씩 뽑아 일일이 옮겨 심는 방법이다. 이식용 모발을 한 가닥씩 채취해 심는 과정이 번거로운 게 흠이지만, 수술 후 흉터, 통증, 붓기가 거의 없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 이점이 있다.

백 원장은 “1만모 이상의 머리카락을 비절개 방식으로 시간당 1000모씩 하루에 모두 이식해 본 경험이 있다”며 “머리가 광범위하게 빠져 머리 앞쪽이 시원하게 트인 탈모인이라면 절개식보다는 비절개식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측두부(옆머리)나 후두부(뒷머리)에 채취할 모발이 부족할 때도 이식이 가능하다. 이 때는 턱이나 가슴, 다리 부위의 체모를 옮겨 심는 방법을 쓴다. 이 때도 절개식보다 비절개식이 확실히 유리하다.

백 원장은 이 역시 지난 해 턱에서만 비절개식으로 수천 모를 채취해 머리카락이 필요한 정수리 부위에 이식하는데 성공, 비절개식 모발이식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백 원장은 “비절개 대량 모발이식술은 아무리 좋고 뛰어난 모발이식기계를 활용한다고 해도 시술 의사의 숙련도에 의해 수술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모발이식을 고려할 때는 병원 선택 시 비절개식 이식 경험이 많은 의사가 있는지, 공여부 모발이 부족할 때 체모를 떼어다 이식할 능력이 있는지 등을 잘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