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바캉스 시즌을 맞아 피서를 위해 바다와 계곡, 유명 리조트 내 풀장에서 물놀이를 즐긴 사람들이 줄줄이 눈병 환자가 돼 안과를 찾고 있다. 유행성각결막염, 급성출혈성결막염 등 여름철에 성행하는 눈병에 걸려서다.
서울 영등포구 김안과병원과 강남구 누네안과병원, 아이러브안과 등에는 최근 열흘 사이 급성 출혈성 결막염 환자가 거의 매일 10∼20명씩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막염 환자들이 눈병을 얻었을 때 큰 병원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동네 안과를 주로 찾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병 환자들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요즘 눈병 때문에 안과를 찾는 환자 2명 중 한 명은 19세 이하 청소년들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아도 해마다 여름철 유행성각결막염 환자의 36.4%, 급성출혈성결막염 환자의 49.2%를 19세 이하 청소년들이 차지하고 있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에 대한 주의를 소홀히 한 게 주 원인이다.
여름철 유행성 눈병은 주로 병균(바이러스)이 눈에 들어가서 발생한다. 따라서 유행성 눈병을 막으려면 균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병균은 주로 손으로 눈을 만질 때 감염되며, 가족이나 가까운 이웃 중에 눈병 환자가 생겼을 때 전파되기 쉽다.
누네안과병원 유용성 원장은 “가족 중 유행성 눈병 환자가 있는 경우 수건과 세면대를 따로 사용하고 환자는 눈을 만진 손으로 여기 저기 물건들을 만지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환자는 특히 손을 자주 깨끗하게 씻어서 손을 통한 전염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감염되지 않은 가족들도 역시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도록 한다.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여름철 유행성 눈병은 증상이 사라진 후에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으므로 안과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이제 그만 와도 된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 충분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물놀이 뒤 간질간질한 눈 어쩌나
입력 2014-08-11 0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