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발탁된 정치인 출신 장관 후보자는 모두 무리 없이 청문회 벽을 통과해 ‘배지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교문위는 보고서에서 “13년간 교육위원과 교육위원장으로서 전문성을 쌓았고, 사회 각계의 의견을 듣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량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직계 존비속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국회법·변호사법·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의혹을 해소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황 장관은 5선 의원에 당 대표까지 지낸 터라 애초 무난하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야당은 특히 학림사건 재판 참여와 손녀 이중국적 문제 등 의혹들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인사청문회에서는 시종일관 온화한 분위기만 연출됐다. 일부 야당 의원이 황 장관의 역사인식과 역사 국정교과서 추진 등에 대해 비판했지만 “결정적 하자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동안 국회의원 출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통과율이 유독 높았다. 선출직인 국회의원은 4년마다 선거를 통해 국민 검증을 거친 데다 정치인 시절 해당 후보자와 친분을 쌓은 인사청문 위원들이 공격 수위를 높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현 인천시장) 등도 모두 무난하게 청문회 벽을 통과했다. 지난 3월 열렸던 이 장관 인사청문회는 6시간 만에 끝났고, 당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현미경’ 검증 잣대가 국회의원에게만 무뎌져 결국 ‘가재는 게 편’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임명절차를 밟았다. 황 장관은 곧바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김명수 전 후보자 낙마 등으로 업무공백이 너무 길어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교문위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19일 실시하기로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황우여, 청문회 통과 당일 취임 “할일 많아서…”
입력 2014-08-09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