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위기 예견했던 라잔 印 중앙은행총재 “자산 거품탓 글로벌 금융시장 또 위험”

입력 2014-08-09 03:04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인도 중앙은행 라구람 라잔 총재는 7일(현지시간) 자산가치가 전반적으로 급격히 상승해 전 세계가 또 다른 금융위기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미국 금융·실물 분야의 시스템 리스크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라잔 총재는 센트럴뱅킹저널 회견에서 “세계가 전만큼 자산 거품 충격을 흡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또 다른 위기가 터질 위험이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핵심은 여신 증가가 아니라 위험 감수 투자 때문인 자산 거품에서 비롯된다”면서 “거품이 터지기 직전까지는 예측이 힘들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잔 총재는 선진국의 일방적인 양적완화로 신흥국이 피해를 봐왔으며 투자자는 그 와중에 도박한다고 경고해왔다.

그는 “선진국 중앙은행이 초완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투자자를 안심시키고 투자자도 ‘유사시에 먼저 빠지면 된다’고 강조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저금리 상황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자금이 이번에는 유로 지역으로 대거 몰려들어 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역내 채권수익률이 더 떨어지는 반면 자산가치는 뛰고 유로 강세도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라잔 총재는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기 3년 전 이를 정확히 경고한 몇 안 되는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이와 함께 김용철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8일 세종시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개발연구 국제 콘퍼런스’에서 미국 금융·실물 분야 48개 산업의 정보흐름 강도와 비대칭성을 분석한 결과 “현재 미국 금융·실물 분야 시스템 리스크 수준이 2008년 수준에서 개선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시스템 리스크는 실업률·금리·주가 등 거시경제 변수들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며 “현재의 높은 리스크가 경기에 관한 ‘조기 경고’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