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사람들에게 생동감 넘치는 신나는 계절이다. 수박 참외 포도 복숭아 자두 등 맛나는 제철 과일, 짜릿한 여름휴가와 시원한 물놀이…. 그러나 이런 여름이 썩 내키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요로결석(요석증)으로 옆구리가 아파서 몸을 웅크린 채 꼼짝도 못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비바람을 동반한 잇단 태풍에도 불구하고 고온다습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요석증이 도져 갑자기 비뇨기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체내 수분 부족으로 요석이 더 잘 뭉치고, 재발하기도 쉬워졌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동기 교수의 도움말로 산통(産痛) 못지않게 고통스럽다는 요석증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40∼50대 중년 남성에게 흔한 증상=요석증은 우리 몸속에 소변이 흐르는 길인 신장, 요관, 방광에 돌이 생기는 병이다.
소변이 만들어져서 내려오고 저장됐다가 배출되는 길, 즉 요로(尿路)에 돌이 생겨 점막을 자극하게 되면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젊은이들보다 40∼50대 이상,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배나 많이 생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요석증을 한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여름을 싫어한다는 점이다. 한번 생기면 오래지 않아 재발할 가능성이 많은데,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유독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요석증은 적절한 치료로 요석을 완전히 제거한 뒤에도 1년 내 10%, 5년 내 35%, 10년 내 50∼60%가 재발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 같은 재발 위험은 첫 발병 연령이 어릴수록,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더 높다. 요석증은 하루 중 수분 섭취량이 충분하지 않을 때, 칼슘이나 수산 성분을 많이 함유한 음식을 자주 섭취할 때도 잘 생긴다.
이 교수는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이나 칼슘 성분이 많은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도 요석이 생길 위험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럴 땐 요로결석 의심해야=요석이 생기면 요관(尿管)이 막히면서 경련을 일으키거나 그 바람에 소변이 정체되면서 콩팥이 붓는 수신증으로 발전, 옆구리와 하복부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다.(별표 참조)
따라서 일단 옆구리가 몹시 아프거나 혈뇨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소변검사와 복부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혹시 요석 때문이 아닌지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 결과 요석증이 맞다면 다음의 몇 가지 원칙에 따라 대처한다. 우선 결석이 5㎜ 이하로 크지 않고 하부요로(방광 이후)에 있을 때는 자연 배출을 도모하는 게 원칙이다. 되도록 수분을 많이 섭취해 소변량을 늘려서 자연히 씻겨 나가게 하는 것이다. 보통 요석의 60∼70%는 이런 식으로 자연히 배출된다.
약물요법도 있다. 요석의 성분에 따라 결석용해제를 복용하거나 콩팥 속으로 직접 투여하는 방법이 다.
이런 보존적인 방법만으로 해결이 안 될 때는 초음파 충격을 요석에 가해 잘게 부순 다음 자연 배출을 유도하는 체외충격파쇄석술(ESWL)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관폐색, 출혈 성향이 있는 환자, 임산부, 가임기 여성 등의 경우와, 요석의 크기가 1.5㎝ 이상으로 너무 클 때는 내시경으로 요석을 분쇄해 배출시켜야 한다.
이 교수는 “요석증은 일단 한번 발병하면 재발이 잦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과 같이 평생 관리한다는 자세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엔 가능한 한 수분을 자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한여름 남성 덮치는 ‘産苦’ 같은 통증, 요석증… 더울수록 극성, 왜?
입력 2014-08-11 0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