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급으로 정보가 오가는 광속시대라지만 정보의 이면에는 사람에 닿고픈 마음이 있다. 빨라도 몇 시간은 들여야 속뜻을 음미하는 소설부터 세상 본질을 추구하는 인문서, 사회과학서 할 것 없이 궁극의 관심사는 ‘사람’ 그리고 ‘사람에 닿으려는 마음’이다. 이 빠른 스마트폰 시대에 느리고 휴대도 불편한 책을 다루면서도 이 매체가 결코 소멸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드는 건, 책이 몇 날 며칠간의 깊은 ‘소통’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깊이 음미한 소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KT는 소통을 매개하는 기업이다. 책과는 방식이 다르지만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사람을 잇는다는 점에서 출판과 크게 공명한다. 그래서 이번 만남이 더없이 반갑다. 소통을 위한 과학기술이 정점에 다다른 지금, 사람과 사람을 잇는 튼실한 다리가 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은 소통의 내용이 아닐까 한다. 기술 평준화 시대에 단순히 기술적 편의만을 고민해서는 2% 부족하다. 왜 사람들이 전화 한 통을 중요시하는지, 전화회선과 무선통신망을 타고 어떤 이야기가 왜 오가는지 귀 기울이는 일은 곧 사람을 이해하는 길이고, 이런 이해가 따를 때 글로벌 시장을 창출하는 일도 공익을 도모하는 기업 문화도 더욱 진실해지리라는 믿음이 든다. 그래서 마음산책은 함께 소통을 고민하는 책들을 권하고 싶다.
‘마음사전’ ‘나라는 여자’ ‘희망은 깨어 있네’는 말과 시선의 홍수 속에서 자아를 다잡아주는 책이다. 일상의 섬세한 기억을 짚으며 ‘나’의 화두를 돌아보게 해준다. ‘뭐라도 되겠지’와 ‘청춘의 문장들+’는 동시대 청춘과의 대화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의 어깨에 따뜻하고 밝은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말하자면 좋은 사람’ ‘세상에 예쁜 것’ ‘죽비소리’는 다양한 만남이 담겨 이해하고 조화하는 삶을 성찰한다. 일본 작가 요네하라 마리의 ‘유머의 공식’과 ‘언어 감각 기르기’는 제목처럼 소통의 기술을 제대로 보여준다. 사회인이라면 꼭 읽어둘 만하다.
이승학 편집팀장
국민일보-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주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출판사 한마디] 마음산책
입력 2014-08-11 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