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를 다룬 미국 드라마를 보며 히로뽕 제조법을 터득해 실제로 만들고 유통시켜온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국내에서 히로뽕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제조책 박모(33)씨와 판매책인 쌍둥이 김모(30)씨 형제, 이모(41·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대학 중퇴자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박씨는 지난해 6월 중순 집에 찾아온 초등학교 후배 김씨 형제로부터 “히로뽕을 팔면 쉽게 돈을 벌수 있다. 영어를 잘하는 형이 미국 드라마를 보고 히로뽕을 만들면 우리가 팔아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박씨는 곧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구한 A4용지 50여장 분량의 마약 제조법 영문 설명서와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보면서 히로뽕 제조법을 터득했다. 이 드라마는 폐암 말기의 화학 교사가 자신이 죽은 뒤에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마약을 만든다는 내용으로 총 62화가 방영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박씨는 서울의 상가 등을 돌아다니며 마약 제조에 필요한 기구와 원료를 구입해 인천 남동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10차례 모두 100g의 히로뽕을 제조했다. 이는 3만여명이 흡입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3억3000만원에 달한다. 혼자서 터득한 방법으로 히로뽕을 만드는 데 10g당 3주씩 걸렸다. 박씨는 제조한 히로뽕 가운데 50g을 김씨 형제에게 건넸다. 이들은 이를 담배가루와 섞어 판매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맥가이버도 울고 갈 마약범들… ‘미드’ 보며 제조법 터득 히로뽕 3만명분 만들어
입력 2014-08-08 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