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계은숙 포르쉐 사기 사건, 박 대통령 5촌 조카가 주도

입력 2014-08-08 03:03
2억원 상당의 스포츠카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엔카 여왕’ 계은숙(52)씨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 김모(54)씨가 주도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김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형 상희씨의 외손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송규종)가 지난 3일 불구속 기소한 계씨와 김씨는 30여년 동안 친분을 이어온 관계로 전해졌다. 신용불량자였던 김씨는 지난해 5월 강남의 한 수입차 매장에서 계씨의 명의를 빌려 60개월 계약으로 포르쉐를 리스했다. 김씨는 리스 대금을 낼 수 있다는 금전적 능력을 매장 직원에게 입증하기 위해 ‘계씨가 공연 대가로 2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위조 계약서를 제시했다고 한다. 다만 김씨는 박 대통령과 친척 관계라는 점을 리스 과정에서 이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명의를 도용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계씨의 주장과 다르게 계씨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공범으로 기소했다.

이 사건과 별도로 김씨는 지난해 9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010년부터 3년 동안 박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행세하면서 총 4억6000여만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가로챈 혐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