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라는 이름이 들리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꾸준히 투자해 온 이들은 원금의 2배가 넘는 수익을 거뒀을 겁니다. 가계의 새로운 자산 증식원으로 ETF만 한 것이 없습니다.”
한국거래소는 ETF를 ‘세계가 인정한 21세기 최고의 간접투자 상품’이라고 정의한다. ETF는 특정지수와 특정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다. 일견 일반 인덱스펀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환매·판매 수수료가 거의 없고, 환매에 오랜 시간이 들지 않아 현재 시가대로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노믹스’ 효과로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자 발 빠른 투자자들의 관심도 ETF로 옮아가고 있다. 7일 거래소 관계자는 “3년 정도 장기 투자를 하겠다는 투자자들은 절대 손실을 입게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하반기 ETF 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눈치장세 속에서 한때 부진했던 ETF는 최근 거래량·수익률이 상승 반전했다. 2008년 말 운용되기 시작한 한 ETF는 설정 후 수익률이 400%에 육박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대신자산운용의 ‘대신GIANT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형투자신탁[주식]’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등 현대차 그룹 계열사 11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이 ETF는 2008년 12월 23일 설정된 뒤 6일까지 390.2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위기 때에도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판매량을 늘렸고, 제품의 제값 받기를 목표로 질적 성장도 이뤘다”며 “자동차 건설 철강 운송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린 것이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와 업계는 “ETF도 장맛”이라며 장기투자 마인드만 있으면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설정 5년이 경과한 ETF 38개로만 압축해 보면 이들의 5년간 수익률은 평균 31.18%에 이른다. 순자산이 5조원에 가까운 국내 대표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2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2002년 10월 11일 설정된 뒤 현재까지 323.53%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날 설정된 우리자산운용의 ‘우리KOSEF200상장지수증권투자신탁(주식)’도 같은 기간 306.06%의 고수익을 자랑하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순자산총액은 2008년 말 3조3994억원에서 지난 4일 18조5717억원으로 6배에 가깝게 성장했다. 거래대금도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15.28% 수준까지 올라왔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심재환 ETF전략팀 상무는 “최근 투자의 패러다임은 자산 배분”이라며 “이를 위한 가장 편리하고 효율적인 수단은 ETF”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의 가계소득 증대 기조에 발맞춰 배당지수를 개발하고 있다. 또 이 지수를 활용해 업계가 ‘배당 연계 ETF’를 대거 상장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세제 개편안에 따라 상장사들이 3조원가량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배당지수를 한 차례 개발했지만 코스피200과 차별화되지 않아 한 차례 실패를 겪었었다”며 “이번에는 배당성향·배당수익률 등을 두고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를 기초로 많은 ETF가 상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기획] 다시 보자, ETF… 최근 부진 씻고 수익률 쑥
입력 2014-08-08 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