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카톡·라인 테러정보 통로로 쓰여 차단” 미래부 당국자 밝혀

입력 2014-08-08 03:20
카카오톡, 라인 등 국내 모바일 메신저가 중국에서 차단된 것은 테러 관련 정보의 유통 경로로 활용됐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진규 미래창조과학부 인터넷정책관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외국계 모바일 메신저 중 테러 관련 정보가 유통되는 일부 메신저를 차단했는데 카카오톡과 라인이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디디(Didi), 토크 박스(Talk Box), 보어(Vower) 등 다른 해외 메신저도 차단됐다. 미래부는 외교부와 협력해 중국 정부와 대화를 나눠 이런 내용을 전달받았다.

하지만 미래부는 카카오톡과 라인이 테러 정보 유통 경로로 사용된 구체적인 증거는 중국 정부로부터 확인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내용만 수용해온 셈이다.

이 정책관은 중국이 자국 IT 산업 보호를 위해 고의로 한국산 메신저를 차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국산 메신저의 중국 내 이용자 수가 많지 않고 중국 카카오톡의 경우 현지 업체인 텐센트가 지주회사로 있는 만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라인과 카카오톡은 지난달 1일부터 중국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 원인은 파악했지만 언제 서비스가 재개될지는 기약이 없다. 이 정책관은 “지금 상황을 보면 구체적으로 언제 차단이 풀릴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최대한 빨리 풀릴 수 있도록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원인 파악에 나서고, 구체적인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미래부의 행보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테러 정보가 유통되는 메신저라는 이미지가 씌워지면 라인과 카카오톡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우려도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