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동갑내기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김효주(롯데) 백규정, 김민선(이상 CJ오쇼핑), 고진영(뎁스)이 바로 그들이다. 매년 연소화 추세에 있는 KLPGA 투어에서 올해처럼 10대들이 득세하기는 처음이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친구 사이인 이들은 프로에서도 호쾌한 플레이와 빼어난 성적으로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올 시즌 KLPGA를 대표하는 아이콘은 단연 김효주다. 올해 절반가량인 14개 대회를 마친 결과 김효주는 유일한 3승을 거두며 상금 7억7017만원을 획득했다. 2008년 신지애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상금액(7억6518만원)을 벌써 넘어섰다. 김효주는 미국과 일본투어에 간간히 초청선수로 출전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이번 시즌 13개 KLPGA 대회에 출전, 11차례나 톱10에 드는 안정된 경기력을 보였다. 앞으로 13개 대회가 남은 점을 감안하면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김효주는 상금부문 외에도 대상포인트, 평균타수 등 신인상을 제외한 전 시상 부문에서 ‘김효주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최근 열린 4차례의 KLPGA 투어 대회에서 무려 3승을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탄 김효주는 8일부터 경북 경산 인터불고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1회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에도 출전, 시즌 4승째를 노린다.
동갑내기지만 김효주보다 1년 늦은 올해 프로에 데뷔한 백규정 등은 신인왕 라이벌이기도 하다. 백규정은 이번 시즌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와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우승, 2006년 신지애가 신인으로 3승을 달성한 이후 처음 2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듯 했던 백규정은 김민선 고진영의 맹추격에 신인왕 포인트에서 선두를 내줬다. 7일 현재 신인왕 포인트 선두는 고진영(995점)으로 2위 김민선(984점), 3위 백규정(975점)에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
고진영은 시즌 초반 백규정과 김민선에 가려져 있었으나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E1 채리티 오픈부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까지 6개 대회 연속 톱 10에 들며 안정된 기량을 보였다. 특히 지난 달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는 김효주에 이어 2위에 올라 대상 포인트 공동 6위에 진입했다.
이들 중 가장 신장(175㎝)이 큰 김민선은 호쾌한 장타가 일품이다.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김세영(271.75야드) 장하나(265.81야드)에 이어 3위(264.08야드)를 달리고 있다. 국내 개막전이었던 제7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1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시작했던 김민선은 톱10에 6번이나 이름을 올리며 첫 승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강점은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다운 안정된 경기력이다. 실력의 잣대가 되는 평균타수에서 김효주가 1위(70.13)에 오른 것을 필두로 고진영 3위(71.44), 김민선 4위(71.50), 백규정 11위(71.09)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무서운 19세 동갑내기들 KLPGA를 지배하다
입력 2014-08-08 0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