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성읍을 떠나 월산포 바닷가 인근에 정착한 교동교회 주일예배는 단출했다. 구본선 목사는 이날 30여명의 교인에게 ‘선한 목자 예수’라는 설교 제목으로 살아갈 양식을 제공했다. 요한복음 10장 7∼21절이었다.
“말구유에서 태어나 가난한 목수 아들로 살아온 예수가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느냐”며 “예수는 삯꾼 목자들과 달리 쓸쓸한 인생에게 희망을 주신 선한 목자였다”고 선포했다.
구 목사는 감리교신학대를 졸업했다. 정통 신학교육을 받은 그에게 섬 교회는 답답할 수 있다. “제가 좀 무딥니다. 비전 없는데 떠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거기에 사는 건 그곳이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이 짧은 답에 초기 교회터 우물과 같은 깊이가 있었다. 말씀은 마르지 않는 샘물이었다. 목회자는 두레박이었다. 한 사람의 나그네를 위한 두레박인 듯했다.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공부방’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할 수는 있으나 목사가 목사답지 못할 바에 안하는 것이 낫다”며 “목자가 말씀 전하는데 충실하면 하나님이 먹여주신다”고 덧붙였다.
전정희 선임기자
[한국의 성읍교회-교동교회] 두레박 목회자, 구본선 목사 “충실하면 하나님이 먹여주십니다”
입력 2014-08-09 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