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치면 나도 친다” 홈런왕 경쟁 흥미진진

입력 2014-08-07 05:43
넥센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는 박병호(28)과 강정호(27)의 홈런왕 경쟁이 치열하다. 강정호가 따라붙으면 박병호가 다시 도망가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박병호는 6월까지 홈런 29개를 기록하며 22개에 그친 강정호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하지만 7월 들어 박병호가 4개로 주춤한 사이 강정호가 7개를 쳐내며 격차를 4개까지 줄였다. 그리고 강정호는 지난 주말 LG 트윈스를 상대로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며 2개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특히 지난 4일엔 31호포를 쏘아올리며 1997년 당시 해태 타이거즈의 이종범(44·현 한화 이글스 코치)이 기록한 유격수 최다홈런(30개)를 넘어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박병호가 응수하고 나섰다. 박병호는 5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34호 홈런을 터뜨렸다. 결승 3점 홈런으로 영양가도 높았다.

박병호는 지난 2년간 명실공히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홈런, 타점, 장타율, 득점 등 3∼4개 부문을 독식했다. 하지만 올해는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홈런만 1위에 올라 있다. 다른 부문의 경우 장타율 2위, 출루율 3위, 타점 5위 등으로 지난해엔 다소 미치지 못한다. 후반기 들어선 페이스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박병호는 후반기 10경기에서 15안타(4홈런) 14타점을 몰아치고 있다.

이와 비교해 강정호는 홈런 2위, 타점 및 장타율 1위, 출루율 5위, 최다안타 12위 등 타격 전 부문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 가능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이 때문에 요즘 목동구장에는 강정호를 보려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다. 만약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하면 타자 가운데는 처음으로 포스팅을 통해 진출하는 사례가 된다.

한편 6일 하루에 두 경기가 열린 사직구장에선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사이좋게 1승씩을 나눠 가졌다. NC는 전날 전광판 고장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가 오후 4시에 속개된 경기에서 3대 1로 승리했다. 그러자 롯데는 오후 6시 30분에 예정대로 진행된 두 번째 경기에서 최준석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10대 4로 NC를 꺾었다.

꼴찌 한화는 연장 11회말 정근우의 끝내기 투런포로 선두 삼성을 4대 2로 물리쳤다. 한화는 2-2 동점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1루에서 이창열의 타구가 병살타가 됐지만 1루 아웃에 대한 합의판정을 요구해 성공을 거뒀다. 기사회생한 한화는 곧바로 정근우가 홈런을 쏘아 올려 경기를 끝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