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국경지대에 2만명의 병력을 배치해 위험을 초래했다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은 현재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반군 간 전투가 치열한 곳으로, 러시아가 크림반도 병합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까지 침공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러시아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추측하려 하지 않는다"면서도 "러시아가 현지에서 하는 일은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CNN도 나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기존 1만2000명의 병력 외에 지난주 추가로 8000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쪽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올 초 4만5000명의 병력을 국경지대에 배치했다가 서방의 압력 등을 고려해 1만2000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철군시킨 상태였다. 증강된 병력은 보병과 기계화부대, 포병부대, 방공포부대, 특수군과 수송부대 등이다.
아울러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00㎞ 떨어진 러시아 남부 아스트라칸에서 공군과 미사일방어부대 등이 포함된 군사훈련을 1주일간 실시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3월에 크림반도를 병합하기 전에도 비슷한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러시아의 병력 증강은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반군에 대한 무기지원 등을 이유로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결정한 이후 이뤄진 것이다. 경제 제재에 대한 반발과 서방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에서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CNN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러시아가 '평화유지' 활동을 내세우며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는 최근 꾸준히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상황을 점점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현재 정부군은 미사일과 로켓포 등으로 동부지역에서 전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러시아군은 몇 시간 만에 기동할 수 있고 그렇게 될 경우 현재의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러시아, 2만 병력 우크라이나 접경지대 배치
입력 2014-08-07 03:18 수정 2014-08-07 0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