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오던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 여객기 안에서 한 남성 승객이 여승무원에게 욕설을 하며 주먹으로 얼굴을 폭행했다. 남성은 앞서 음료수병에 몰래 술을 넣어 마시면서 옆자리 여자 승객에게 치근덕대고 있었다. 승무원을 이를 말리다 봉변을 당한 것이다. 남성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넘겨졌다. 전치 20일간의 상해를 입은 승무원은 가해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국내 항공업계가 객실 승무원을 상대로 한 폭행에 강력히 대처하고 있다. 서비스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존에는 폭행이 발생하더라도 적당히 무마하는 분위기였지만 유사 사례가 끊이지 않자 더 이상 묵인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6일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의 불법 행위는 승객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며 “기내 폭력 근절을 위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대한항공 기내에서 발생한 승무원 폭행 사건은 18건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기내에서는 4건이 발생했다.
지난 3월 인천에서 호주로 가던 한 여객기에서 한 남성 승객은 여승무원들에게 “현지에 도착하면 호텔에서 술이나 한잔 하자”고 조르다 이를 제지하는 객실 책임자를 폭행했다. 이 남성은 호주에 도착해 현지 경찰에 넘겨졌다.
이런 사건 대부분은 음주 상태에서 벌어졌다. 폭력을 휘두른 승객들은 이 점을 들어 정상참작을 요구하지만 항공사들은 운항 안전 확보 차원에서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징역이나 거액의 벌금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항공사들은 전했다.
올 초 인천∼호주 여객기에서 승무원을 폭행한 승객이 대표적이다. 그는 술에 취해 좌석 밑에서 자고 있다가 자리에 앉아 달라는 동료에게 시비를 걸었고, 이어 여승무원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턱과 얼굴을 가격했다. 가해자는 호주 도착 즉시 경찰에 체포돼 호주 법원에서 형사처벌을 받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잇단 승무원 폭행… 항공업계 화났다
입력 2014-08-07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