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지반침하와 월드타워는 무관” 해명했지만…

입력 2014-08-07 02:19
롯데건설은 '싱크홀 논란'이 계속되자 6일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서울시가 보완대책을 요구한 롯데월드타워 저층부 내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땅이 침하하는 싱크홀 현상이 잇따르자 롯데건설이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을 공개하며 ‘공사와 지반침하와는 무관하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러나 싱크홀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성급한 주장이란 지적도 나온다.

롯데건설은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타워 공사와 지반침하는 관련성이 없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롯데건설이 제작한 타워 홍보영상에서 서용석 충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싱크홀은 석회암 지반에서 지하수의 영향으로 용해돼 주로 발생한다”며 “잠실 롯데월드타워 현장은 모든 구조물의 기초가 화강편마암으로 이뤄진 암반부에 위치하고 있어 싱크홀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는 석촌호수 일대 지하 기반암이 지하수가 통과하기 쉬운 구조여서 지반침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국민일보 7월 7일자 1면).

석희철 롯데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은 “석촌호수 수위 저하로 인근 지반에 영향을 주려면 지하수위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며 “2000년부터 계측 중이지만 석촌호수는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현재 석천호수 수위가 기준보다 70㎝ 내려앉았지만 문제가 안 된다고도 했다.

롯데건설은 이르면 이달 중 쇼핑몰 등 저층부를 임시 개장할 계획이지만 주민의 불안감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공사 현장 주변에는 송파구의회 의원 일동 명의로 ‘(서울시의) 때 이른 임시사용승인은 누구를 위한 승인이란 말인가’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롯데건설 측은 이런 상황을 언론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최근 발생한 지반침하는 깊이가 얕아 ‘싱크홀’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곤란하다”며 “언론보도에 시민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타이틀이 많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인제대 도시공학부 교수는 지반침하와 롯데월드 간 관련성에 대해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상당히 빈약하지만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말은 못한다”고 했다. 롯데건설과 서울시는 각각 지반침하 원인 조사를 위한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