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단체들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으려면 발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3주간 모니터링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에 입국 후 검역체계 강화를 촉구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발병국에 체류하다 제삼국을 경유해 입국할 경우 공식적으로 파악하긴 어렵다"며 "기내 안내방송을 통해 그런 여행객의 신고를 받아 검역과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아프리카의 에볼라출혈열 사망자가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집계인 887명보다 50% 이상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WHO는 6, 7일 이틀간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한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감염학회는 6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항 검역에서 에볼라출혈열 환자가 발견될 가능성은 낮다"며 "입국 후 바이러스 잠복기인 21일간 발열 여부 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새로운 감염병 백신 개발에 10∼15년이 걸리고 1조원 이상 소요되는데 제약사 수익은 거의 없어 개발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정부가 신종 감염병에 대한 체계적 대비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에볼라 환자가 발생해도 전해질과 수혈을 보충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이겨내게 하면 치사율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김형규 국민건강보호위원장도 "최근 3주 이내에 서아프리카를 다녀온 사람이 아니면 감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아직 생존해 있는 미국인 환자 2명처럼 적절한 보조치료만으로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수학자대회(ICM) 조직위원회는 발병국인 기니 출신 수학자 1명의 대회 참가 등록을 취소했다. 발병 우려국인 나이지리아 참가자 12명에게도 불참을 권고키로 했다.
문 장관은 국회 복지위에서 미국인 환자들이 복용한 치료제 '지맵'에 대해 "아직 검증과 시판이 안돼 (당장) 국내에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미국인 환자를 수송했던 방역항공기가 없어 한국인 환자가 발생하면 군과 협의해 에어탱크 등 방역장비를 갖춘 항공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CBS방송은 라이베리아에서 활동 중인 의사의 말을 인용해 "현지 주민들이 에볼라 환자 발생 보고를 꺼리고 의심 증세를 보이는 친지를 숨기거나 감염자 시신을 몰래 매장하고 있다"며 실제 사망자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WHO가 긴급대책회의에서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하면 각국은 출입국 때 에볼라 감염 여부를 조사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백신 개발에 나서게 된다.
박세환 손병호 최승욱 기자 foryou@kmib.co.kr
“에볼라 유입 막으려면 3주간 모니터링 중요”
입력 2014-08-07 0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