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투쟁 중인 가수 김장훈이 5일 "연예인이면 대중의 관심을 끌 것이고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기부 활동과 독도 지킴이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벌여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는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점에서 달랐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가 나기 전 그는 해외 공연이 8개나 잡혀 있는 상태였다. 이탈리아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공연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사고가 있던 날도 중국 상하이에서 공연 준비 중이었다. 사고 이후 그는 결국 모든 공연을 취소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유족들이 지나친 요구를 한다는 왜곡된 정보가 돌면서 사람들의 비난 수위는 높아졌다. 정치인들은 유족들을 노숙인에 비유하는 등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하기도 했다. 상황을 지켜보며 침묵하고 있던 그가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건 6월 5일부터였다. 가장 먼저 안산 분향소를 찾았다. 이후 안산에 네 번 더 갔고 진도도 열 차례나 찾았다.
"보상금 받고 다른 곳으로 떠나면 될 유족들이 왜 굳이 광장에 나왔을까요. 세월호 특별법은 유족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안전한 나라, 정의를 실현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나온 겁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월호 사고는 큰 아픔을 줬지만 희망도 보여줬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정치권을 감시하기 시작했고 주변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단식투쟁과 함께 김장훈은 단원고 학생들의 꿈도 대신 이뤄줄 계획이다. 이미 그는 고 이보미양의 가수의 꿈을 이뤄줬다. 마지막으로 김장훈이 꿈꾸는 세상은 무엇일까. "'좋은 세상'입니다. 적게 벌어도 행복한 세상이 진짜 좋은 세상 아닐까요."
6일은 그가 단식을 시작한 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글·사진=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세월호로 숨진 아이들을 위해… 김장훈, 단식으로 외치다
입력 2014-08-07 02:03 수정 2014-08-07 0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