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사람을 찾아오시는 하나님

입력 2014-08-07 02:40

오늘 본문에는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로 본문의 배경입니다. 다시 살아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세 번째 나타나신 상황입니다. 둘째, 본문의 메시지가 부활의 온전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셋째, 미래 교회의 일꾼들이 지향해야 할 사역의 방향이 제시돼 있습니다.

본문에 보면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며 나선 베드로를 따라 일곱 명의 제자들이 디베랴 호수로 향합니다.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날이 샐 즈음 나타나신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없다고 하자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하십니다. 말씀에 순종한 제자들은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5장에 보면 시몬 베드로와 형제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실 때 예수께서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제자들의 낙담과 부활하신 예수의 찾아오심이 대비됩니다. 제자들은 이미 두 차례나 스승의 부활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옛 생활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스승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못난 자신에 대한 자괴감, 예수와 연결된 자신들을 잡아 가두려는 사람들의 핍박이 두려워 밤바람을 맞으며 호수 가운데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께서 찾아왔습니다.

다음으로 오늘 본문은 ‘부활의 온전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숯불 위에 생선과 떡을 구워 제자들과 함께 조반을 드셨습니다. 요한복음 13장에 나온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 것입니다. 이는 예수의 부활이 영의 부활이자 동시에 육의 부활임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예수의 부활은 오직 영적인 앎과 영의 부활만을 강조한 영지주의(Gnosticism)의 주장을 넘어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부활의 온전성을 통해 후에 사도들의 행동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미래 교회의 지도자들에 대한 당부도 나옵니다. 조반을 드신 후 예수께서는 시몬 베드로에게 세 차례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십니다. 그간 제자를 향한 예수의 호칭은 베드로가 아닌 ‘요한의 아들 시몬’이었습니다. 베드로는 ‘반석’, 시몬은 ‘모래알’이라는 뜻입니다. 베드로라는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고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시겠다(마 16:13∼20)고 하신 예수께서 지금 갈릴리 호수에 흩어진 모래알 같은 시몬을 다시 부르십니다. 연약한 시몬을 회복시켜 새로운 교회의 지도자 베드로로 세우신 것입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을 부르시던 예수의 다정한 음성, 이 굳센 도우심에 시몬은 나락에서 회복되는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때문에 사도행전에서의 베드로, 곧 성령 충만한 베드로의 모습은 디베랴 호수에서 예수와의 만남을 전제하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삶의 현장이 디베랴 호수이든, 다른 어떤 곳이든 간에, 사람을 찾아오시는 예수를 만나야 합니다.

오늘도 온전한 부활을 이루신 예수께서는 낙망하고 있는 우리를 회복시키십니다. 미래를 위해 우리를 새로운 존재로 세우십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선 공동체를 위해 헌신케 하십니다. 절망의 자리에 있던 시몬을 찾아오신 예수는 우리를 만나십니다.

박정환 서울 나눔의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