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2 스노든 있다”… 對테러 기밀문서 유출

입력 2014-08-07 02:45
미국이 에드워드 스노든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외에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서를 유출하는 ‘제2의 스노든’이 나타났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색출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 당국이 이런 결론을 내린 이유로 스노든의 폭로 내용을 최초로 보도한 글렌 그린월드 기자가 주도하는 독립 언론매체 인터셉트가 정부의 대(對)테러 활동 기밀문서를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터셉트는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C)가 작성한 문서를 토대로 정부가 감시하는 테러범 또는 테러 용의자가 지난해 8월 기준 68만명에 달하며 그중 28만명이 알려진 테러조직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또 CIA가 외국 정부의 전산망에서 테러 감시 대상자와 관련된 정보를 빼내기 위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히드라’라는 암호명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이 ‘제2의 스노든’을 의심하는 데에는 이번 보도에 인용된 기밀문서 작성 시점 때문이다. 스노든은 사법 당국의 범죄 혐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미국을 떠났다.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스노든은 현재 체류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셉트는 그동안 스노든의 기밀문서를 보도할 때 출처가 스노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이번 경우는 ‘한 정보 분야 소식통’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린월드 기자는 지난 2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잘못된 행위를 목격하고 스노든의 용기에 고무된 사람들이 정부 내부에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또 다른 기밀 유출자가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CNN은 제2의 스노든이 얼마만큼의 기밀문서를 유출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면서 지금까지 유출된 것은 주로 ‘기밀(Secret)’ ‘외국정부공개금지(NOFORN)’로 분류된 문건이라고 했다. CNN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스노든에게 유출된 170만건의 문건 중 상당수가 1급 기밀(Top Secret)에 해당됐다”며 이번 문건 유출이 초래할 파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상대로 첩보활동을 벌이는 최대 위협 국가에 한국이 포함됐다고 인터셉트가 추가로 폭로했다. 국가안보국(NSA)이 작성한 ‘2007년 전략임무 리스트’는 미국의 군과 과학기술, 정보기관을 상대로 첩보와 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최대 위협국으로 중국 러시아 쿠바 이스라엘 이란 파키스탄 북한 프랑스 베네수엘라 한국 등 10개국을 지목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