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마르베이크 ‘제2의 히딩크’ 될까… 한국축구 차기사령탑 유력 거론

입력 2014-08-07 02:26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 감독이 ‘제2의 히딩크’가 될까. 차기 한국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 출신인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수비를 바탕으로 한 ‘실리축구’를 구사해 한국 대표팀의 약점을 잘 커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부진하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유력=네덜란드 축구 전문 언론인 부트발존은 6일(한국시간) “13년 전 (네덜란드 출신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한 한국이 판 마르베이크 감독과 협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판 마르베이크 감독 외에 마틴 욜, 닐 레넌,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 등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다”며 “하지만 이들 가운데 한국 측과 대화를 시작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사커뉴스도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현재 맡은 팀이 없는 만큼 한국을 지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5일 출국, 현재 판 마르베이크 감독과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놓고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지난해 6월에도 당시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자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른 바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또 최근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SV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 선정 기준인 월드컵 예선 경험, 월드컵 16강 이상 성적, 클럽 지휘 경력, 대륙별 대회 경험, 영어 구사 등을 모두 충족시키는 지도자다.

◇기대와 우려 교차=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실리축구의 대명사다. 2000년대 후반 네덜란드는 화려한 축구를 하면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선 8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에서도 8강전에서 러시아에게 1대 3으로 패배하며 4강 진입에 실패했다.

이때 나타난 인물이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다. 네덜란드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추하게라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며 ‘전원공격, 전원수비’로 대표되는 토털사커를 버렸다. 그리고 화려함 대신 유기적인 플레이를 앞세운 실리축구를 표방했다. 실리축구는 화려한 공격 대신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을 강조한다. 4-2-3-1 또는 4-3-3 포메이션을 활용하면서 최전방 공격수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원이 수비에 가담한다. 이에 네덜란드는 남아공월드컵에서 예선 전승(8승)에 본선 7연승을 달리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수비에 구멍이 뚫려 1무2패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낸 한국 대표팀에게는 안성맞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선수단 장악을 제대로 못해 최근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2012년 유로 대회에서 네덜란드는 허약한 조직력을 노출했고,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지도력은 선수단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그 결과는 조별예선 3전 전패였다. 이에 그는 2016년 유로 대회까지 잡혀 있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사퇴했다. 클럽에서도 2013년 독일 함부르크SV를 맡았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경질된 바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