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모(20) 일병을 현장에서 이해해주고 그의 말을 들어줄 만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신앙과 사랑 가득한 멘토-멘티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청년의뜰 김우경(58) 상임대표는 윤 일병 구타사망사건을 거론하며 방황하고 고통 받는 청년에게 다가가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고민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가 현재 헌신하는 사역이 바로 ‘멘토링’이다. 청년의뜰은 오는 30일 서울 숭실대에서 ‘멘토링코리아 2014 대회’를 시작으로 6개월간 심층 소그룹 멘토링을 진행한다. 각 분야 전문가 50명의 멘토가 150명의 청년 멘티를 만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삶의 변화를 꾀하는 프로젝트다.
청년의뜰은 ‘멘토링코리아’ 외에 청년들이 직장 및 사회생활 속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일의 의미(meaning), 자기계발(management), 돈(money), 결혼(marriage), 소명(mission)과 관련해 선배 멘토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토론프로그램인 ‘청년포럼 5M’도 운영 중이다.
김 대표가 멘토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대구지검 검사, 서울지검 특수3부장,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을 거친 남부러울 것 없는 엘리트다. 화려한 사회경력의 그가 왜 방황하는 청년을 잡아주는 멘토링 사역에 뛰어들었을까.
“제일 힘들었던 시기가 처음 사회생활 할 때입니다. 남들은 초임검사 시절을 부러워했지만 저는 솔직히 교회와 학교에서와 달리 구체적으로 사회에서 뭘 해야 할지 몰랐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홀로 남겨진 그가 해야 할 바는 조직의 논리에 충실하는 것뿐이었다.
김 대표는 “검사 초임 때 내 신앙의 삶은 죽었다. 일에 치이면서 신앙 속에서 사회생활 하는 법을 몰랐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사회에서 성공했지만 청년 시절의 고민이 머릿속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주변의 청년 크리스천들을 보자 상당수가 자신과 같은 고민을 짊어지고 있었다. “고민을 들어주고 가이드해주는 사람만 있다면 훨씬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청년들의 말을 주변에서 듣고 곧바로 멘토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변호사 개업 직후 2005년 청년의뜰을 설립했다. 먼저 멘토를 엄선했다. 멘토 한마디가 멘티의 삶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신앙·실력·봉사 등 3가지 측면을 두루 본 뒤 초빙했다. 사업 취지에 각 분야의 전문가 크리스천들이 흔쾌히 동참하면서 현재 140명의 멘토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부터 멘토링코리아 대회(02-586-0907·blog.naver.com/mentoringkr)를 열고 있다.
멘토링코리아와 ‘청년포럼 5M’에는 비신자도 많이 참여한다. 선배 언니의 조언으로 청년포럼 5M을 접했던 한 회사원은 크리스천 멘토의 헌신과 열정에 감명 받아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지난해 멘토링코리아 대회에 멘티로 나섰던 한 대기업 직원은 대회를 통해 자신의 삶의 좌표를 새로 설정하고 신앙의 길에 들어섰다.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세상에 자기 혼자였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삶의 폭풍우를 막아주는 영적인 멘토를 발견하면서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멘토링은 청년들에게 ‘성공하는 삶’이 아닌 풍요한 인생과 충만한 신앙을 간직한 ‘승리하는 삶’을 알려주는 것이 목표”라며 “보다 많은 멘토를 확보해 상시적으로 멘토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멘토링 사역 헌신하는 ‘청년의뜰’ 김우경 상임대표 “멘토 있었다면 윤 일병 비극 없었을 것”
입력 2014-08-07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