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만능세포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가 ‘연구 날조’로 드러난 ‘STAP 세포’ 논문의 공저자가 자살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사사이 요시키 일본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연구센터 부소장이 5일 연구소 계단 난간에 목을 매 숨진 채로 경비원에게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의 비서 책상에는 유서로 보이는 문건이 놓여 있었다.
사사이 부소장은 여류 과학자인 오보카타 하루코가 올해 1월 30일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STAP 세포 논문을 집필 지도한 생명과학 연구자로 일본 재생·의료연구의 일인자로 꼽힌다. 그는 논문의 연구 부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나서도 STAP 세포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최근 심리 및 내과 질환을 다루는 심료(心療) 내과에 다니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STAP 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논문을 주도한 오보타카 연구주임이 젊은 여성 과학자라는 점까지 겹쳐 세기의 발견이라는 일본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논문이 게재된 뒤 사진자료 조작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네이처는 집필자의 동의를 거쳐 논문을 철회했다. 그 과정에서 논문 지도와 공저를 담당한 사사이 부소장은 연구 내용을 부실하게 점검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본 언론은 그의 사망 소식을 앞 다퉈 다루면서 사사이 부소장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논문의 작성과정 규명이나 검증 등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고 있다. 이화학연구소 측은 사사이 부소장이 STAP 세포 검증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어 검증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日 만능세포 논문 공동저자 자살 파문
입력 2014-08-06 0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