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악보를 읽지 못했다.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음악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신자들은 악보 없이 찬송을 불렀다. 기타 반주를 하고 싶어도 코드가 없었다. 화음도 없었다. 그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는 것도 선교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2002년 현지 기독교 사역자를 위한 아랍어 찬양집 ‘리바이벌(Revival)’을 발간했다. 가사 위에 기타 코드를 넣은 책으로 904개의 찬양곡이 실렸다. 아랍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출간된 찬양집이었다.
지난해에는 악보가 있는 찬양집(Revival song book)을 출간했다. 현지 사역자들과 운영하는 아랍 찬양 홈페이지(taranimarabia.org)는 매월 5만명이 방문하는 인터넷 사이트로 성장했다. 3억 아랍권의 대표적 찬양 홈페이지다. 이집트에서 18년째 활동 중인 이바나바(47) 선교사 이야기다.
이 선교사는 음악 전공자가 아니다. 중동 선교사로서 1997년 이집트에 도착해 사역을 시작했고 현지 언어를 익히기 위해 아랍어를 공부하면서 틈새를 찾았다. 악보 없이 노래하는 현지 교회를 돕기 위해 현지 크리스천 찬양 사역자들과 음악 교육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지 교회는 찬양을 중시한다.
“이집트 혁명 기간 동안 현지 교회들의 연합 활동이 많았습니다. 콥트교회와 개신교회, 가톨릭교회가 연합 집회를 하면서 찬송을 불렀습니다. 아랍교회의 전통 찬양은 교파를 초월해 불려졌고 찬양은 교회를 강하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 선교사는 악보 작업과 함께 아랍어 공부도 열심이다. 그는 이집트에 도착한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아랍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언어에 능통해야 선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랍어를 ‘기회의 언어’라고 했다. “아랍어를 배움으로써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27개국 주민 3억명과 소통하며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아랍어는 인류의 지혜를 간직한 언어입니다.”
그는 아랍어 강좌가 이슬람을 확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최근의 국내 일부 시각에 대해 “이슬람을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랍어 강좌가 유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을 두려워하고 아랍어 배우기를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적극적으로 배워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어는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 인도어와 함께 세계 5대 공식 언어의 하나”라며 “아랍어를 배움으로써 아랍과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자”고 덧붙였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3억 아랍권의 대표적 찬양 홈페이지 운영… 이바나바 선교사 이야기
입력 2014-08-07 02:12 수정 2021-06-15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