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출범한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았다. 9월 5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리는 제10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터전을 불태우라’로 39개국 106작가(115명)가 참여한다. 제도권에 대한 저항과 도전, 창조적 파괴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된다. 앞서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프로젝트 ‘달콤한 이슬, 1980 그 후’가 8일 개막된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11월 9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17개국 57명의 작가가 참여해 국가폭력과 이로 인한 상처, 치유의 과정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광주처럼 역사적 상처를 지닌 제주도(4·3사건)와 일본 오키나와(제2차 세계대전), 대만(2·28사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도시가 겪은 아픔을 미술로 재조명한다.
제주 출신 민중미술가 강요배, 오키나와 미군 주둔을 반대하는 사진 작업을 해온 히가 도요미쓰, 1950년대 대만 백색테러의 희생자인 황중트란의 작품이 출품된다. 나치시절 저항운동을 한 독일 여류 판화가 케테 콜비츠의 작품 49점과 그의 작품을 보고 항일 목판화 운동을 벌인 중국 사상가 루쉰의 목판화 58점이 국내 처음 선보인다.
강연도 14차례 마련된다. 칠레 출신 민중 작가 알프레도 자와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관장인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등 각계 전문가 100여명이 참가해 ‘광주정신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토론한다. 아울러 금남로와 5·18사적지 등 곳곳에서 작가 100명이 참여하는 걸개그림 이벤트를 비롯한 각종 퍼포먼스가 열린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광주비엔날레 숫자로 보는 빛과 그림자
광주비엔날레는 예향 광주의 민주정신을 새로운 문화적 가치로 승화시키고자 태동했다. 성공적인 출발에 자극 받아 부산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 등이 줄줄이 생겼다. 지역에 국한된 주제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전시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총감독 선정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20년의 빛과 그림자를 상징적인 숫자를 통해 알아본다.
5-세계 5대 비엔날레 성장
지구촌에는 200여 개의 비엔날레가 있다. 세계 최초로 창설된 베니스비엔날레(1895), 미국 뉴욕 휘트니비엔날레(1932), 아르헨티나 상파울로비엔날레(1951), 독일 카셀도큐멘타(1955)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12-9회까지 거쳐 간 총감독 수
2010년 이탈리아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총감독이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으로, 2008년 미국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이 내년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정돼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말해준다. 2008년에는 공동감독으로 선정된 신정아씨의 ‘가짜 학위’ 논란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518-20주년 행사 기간 운행되는 시내버스 번호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이었던 ‘오월길’을 둘러볼 수 있다. 새벽 5시18분에 승객을 대상으로 퍼포먼스도 선사한다. 하지만 시내 곳곳에 있는 전시장 전체를 투어하는 버스도 마련하지 않고 5·18이라는 숫자에만 집착한 이벤트라는 지적이다.
1183-역대 본전시 참여 작가 수
제프 쿤스, 신디 셔먼, 게르하르트 리히터, 요셉 보이스, 애니쉬 카푸어, 빌 비올라 등 현대미술 거장들이 참가했다.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현대미술의 저변을 확대했다. 반면 국내 작가 발굴에는 소홀했다는 평가다.
8783-전시관 총면적(㎡)
500평 규모 5개의 전시관에서 설치, 회화, 퍼포먼스 등 숱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수백 명의 도슨트와 운영요원, 자원봉사자들이 동원됐다. 작품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되고 전시관별로 연결고리가 부족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630000-1995년 제1회 관람객 수
세계 비엔날레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으로 기록됐다. 이후 40만∼50만명의 관람객을 유지했다. 베니스비엔날레 관람객은 32만명 정도다. 그러나 해외 관객보다는 광주시민과 학생 등 동원된 관객도 많아 ‘동네잔치’라는 비판도 나왔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20돌 8월 8일부터 특별전… 도시의 아픔, 미술로 달래다
입력 2014-08-06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