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부상으로 최악의 6∼7월을 보낸 추신수는 이달 들어서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추신수는 5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우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성적은 3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이었다. 세 경기 만에 안타를 생산했지만 시즌 타율은 0.235에 불과했다. 텍사스도 3대 5 강우콜드패로 4연패 늪에 빠졌다. 현지 해설진도 추신수의 안타에 대해 “높은 체인지업을 던졌고 추신수가 때렸다”면서 “투수가 추신수를 도와줬다”고 비아냥거렸다.
추신수는 시즌이 진행된 이후 날이 갈수록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 올 4월의 경우 타율 0.319, 출루율 0.446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5월 들어 타율이 0.279로 떨어졌다. 그리고 6∼7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 기간 타율은 각각 0.179, 0.208에 불과했다.
후반기에도 전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추신수는 8월 4경기에서 16타수 2안타(0.125)의 빈공에 허덕이고 있다.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던 출루율도 0.167이다. 처참한 성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해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240억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린 사실을 감안하면 부끄러운 성적이다.
추신수가 부진한 원인으로는 구단의 부상 관리 실패를 들 수 있다. 추신수는 지난 4월 2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발목을 다쳤지만 구단 사정으로 부상자 명단에 들지 않고 3개월 넘게 뛰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랜트스포츠는 ‘추신수의 부상 낭패는 누구 책임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텍사스 구단의 선수 부상 관리를 지적했다. 이 매체는 “추신수는 시즌 초반 발목을 심하게 삔 이후로 제대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텍사스는 부상자를 위한 관리 체계가 있는가”라고 비꼬았다.
텍사스는 또 추신수의 포지션과 타선을 고정하지 않아 타자에게 혼돈을 주고 있다. 추신수는 동료 프린스 필더와 미치 모오랜드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함에 따라 1번과 3번을 오갔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주로 1번을 맡았던 추신수에게는 독이 된 셈이다. 또 수비에서도 외야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구단은 추신수의 포지션과 타선을 고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 스스로는 지명타자 포지션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추신수는 며칠 정도 지명타자로 활용하고 어떤 날에는 외야수로 뛰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가지 희소식은 추신수의 몸 상태가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추신수는 “몸 상태는 좋고 연습할 때 기분도 좋은데 타석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추추 트레인 ‘잊혀진 질주의 추억’… 발목 부상 여파에 6∼7월 성적 최악
입력 2014-08-06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