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72시간 정전에 돌입하며 장기 휴전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가자지구를 유엔 관리하에 두자는 제안이 이스라엘 측에서 제기됐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가자지구를 유엔에 반환해 관리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리버만 장관은 유엔 코소보임시행정기구(UNMIK)가 설치됐던 코소보의 선례가 효과적이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즉각 거부의사를 밝혔다. 아슈라프 카팁 팔레스타인자치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한 부분이 아니라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을 포함한 전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호를 원한다"며 가자지구를 떼어내 유엔의 관리하에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5일(현지시간) 오전 8시부터 72시간 동안 정전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양측은 정전 기간 동안 이집트의 중재로 장기 휴전을 위한 협상에 나선다.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 여론이 곱지 않기 때문에 이스라엘 역시 출구전략 마련에 적극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큰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핵심 목표인 땅굴 파괴를 완료했다"면서 장기 휴전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리 외교부도 논평을 통해 "정전이 항구적으로 지속돼 더 이상의 무고한 인명 희생이 없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제시한 가자지구 무장해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이스라엘 정부 역시 하마스의 완전한 해체를 주장하는 국내 강경파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무슬림 여성 각료가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에 대한 자국의 미온적 대응에 반발하며 사퇴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집권 보수당 소속 사이다 와르시 외교담당 부장관은 이날 "가자 사태에 대한 정부의 접근 방식은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으며 국익 저해와 국가적 평판 악화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사직 서한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제출했다.
정건희 기자
“가자지구 유엔서 관리하자” 이스라엘 외무 제안
입력 2014-08-06 0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