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감독의 축구철학과 작전, 용병술에 따라 팀 전력이 요동친다. 루이스 판 할(6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감독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판 할 감독은 지난 시즌 부진했던 맨유에 부임한 지 약 3주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명가 재건의 신호탄을 쐈다.
맨유는 5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잉글랜드)과의 ‘2014 기네스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결승전에서 3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맨유의 웨인 루니와 후안 마타는 후반 잇따라 골을 터뜨려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맨유는 조별리그에서 AS 로마와 인테르 밀란(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잡은 데 이어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리버풀까지 꺾으며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리버풀이었다. 전반 14분 라힘 스털링이 얻은 페널티킥을 스티븐 제라드가 성공시켜 리버풀은 1-0으로 앞서 나갔다. 루니는 후반 10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크로스를 받아 발리슛을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2분 뒤엔 마타가 페널티지역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수비수의 발을 맞고 굴절돼 맨유는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맨유는 후반 43분 제시 린가르드의 3번째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명문구단 맨유는 지난 시즌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에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모예스 전 감독은 팀을 장악하지 못했고, 맨유는 리그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또한 무관에 그쳤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도 실패했다.
판 할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에 올려놓느라 지난 17일에야 맨유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정식으로 맨유를 이끈 시간은 채 3주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선수단을 장악하며 팀의 체질을 개선시키고 있다.
미국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맨유는 살생부를 준비하고 있다. 판 할 감독은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거의 모든 선수를 출전시켜 개별 선수의 기량을 더 자세하게 알게 됐으니 이제 선수들을 솎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ESPN은 신지, 치차리토, 윌프레드 자하, 마루앙 펠라이니 등을 잔류가 불투명한 선수로 분류했다.
맨유는 오는 16일 스완지시티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14∼2015 시즌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신임 판 할 감독, 맨유 부활 신호탄 쐈다
입력 2014-08-06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