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가 차원의 축구 공정(工程)에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는 ‘축구 굴기’를 이루고 말겠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그 첫걸음으로 학교 체육을 선택했다.
위안구이런(袁貴仁) 중국 교육부장(장관)은 지난달 28일 전국 학교체육공작 좌담회에서 그 내용을 밝혔다. 체육 수업시간을 늘려 축구를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게 골자다. 체육 수업은 1주일에 초등학교는 3시간에서 4시간으로, 중·고교는 2시간에서 3시간으로 각각 확대된다.
그는 특히 중앙교육과학연구소가 마련한 ‘중국 청소년 학교 축구 2015∼2025년 발전계획 요강’을 바탕으로 ‘학교축구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축구를 체육 과목의 중점 종목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 체육 담당 국장을 중국축구협회 부주석에 앉혔다.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3년 이내에 축구 중점 학교를 현재 5000곳에서 2만곳으로 늘린다. 이 경우 한 학교 학생 수를 1000명으로 잡았을 때 학교마다 1%의 학생만 축구를 배워도 20만명이나 된다. 중국 언론은 “축구 인구는 확실히 보장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올해부터 초·중·고·대학별로 4종류 전국 축구대회도 단계적으로 신설한다. 우수한 축구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문제점 또한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축구 담당 교사와 운동장 부족은 심각하다. 체육 교사는 전국적으로 30만명이나 충원돼야 할 형편이다. 무엇보다 “가오카오(高考·대입 수능시험)에 축구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학생이 축구를 배울지 궁금하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는 형편이다.
중국은 축구 열기는 뜨겁지만 한·일 월드컵 때 딱 한 차례 본선에 진출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의 개인주의 성향, 한 자녀 정책, 축구계의 부패, 경제 발전에 따른 정신력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꼽힌다.
위안 교육부장은 학교 축구 발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 주석이 학교 체육 발전에 대해 강조한 발언을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계획이 시 주석의 뜻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축구광으로 유명한 시 주석은 부주석이던 2011년 7월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을 축구 관련 3대 소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임기인 2022년까지 중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도 또 다시 이뤄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정원교 논설위원 wkchong@kmib.co.kr
[한마당-정원교] 중국, ‘축구 공정’ 시동걸다
입력 2014-08-05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