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급진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북부지역의 쿠르드자치정부(KRG) 세력권까지 공세를 확대했다. 3개 도시를 점령하고 유전과 댐 등 주요시설을 장악하면서 한동안 소강 국면을 보였던 이라크 내전이 다시금 불붙을 조짐이다.
AFP등 주요 외신들은 IS가 주말 동안 모술 서북부의 주마르와 신자르, 와나 등 3개 도시를 장악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점령 지역은 원래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이었지만 6월 반군 봉기 이래 KRG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쿠르드자치정부 관계자도 AFP와의 인터뷰에서 “(쿠르드 군사조직인) 페쉬메르가가 IS의 공격으로 신자르 등지에서 후퇴했다”고 말했다.
이라크 북부석유공사는 IS가 주마르 인근의 유전 두 곳과 정유소 등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유전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2만∼3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또 와나 인근의 이라크 최대 규모 댐 시설도 탈취했다. 로이터 통신은 IS가 댐을 접수함에 따라 주요 도시에 홍수를 일으킬 수 있는 수단까지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IS는 성명을 통해 쿠르드 세력을 물리치고 주마르와 마을 12곳을 장악했다고 공표했으며 시리아 국경지역 인근 주민들에게 해당 지역을 떠날 것을 경고하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이 전했다.
IS는 전신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지난 6월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한 이래 이라크 서북부의 주요 도시와 시리아 접경 도시 대부분을 장악했다. 최근에는 이라크 정부군의 저항 속에 바그다드 북쪽 100㎞에 위치한 사마라를 중심으로 전선을 형성, 남진이 정체되기도 했다. 이번 공세 강화로 조만간 바그다드를 향한 진격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이라크 반군 IS 공세… 북부 3개도시 점령
입력 2014-08-05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