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서울대 경영학과 80학번의 대약진

입력 2014-08-05 02:49

세종 관가에 서울대 경영학과 80학번 출신들의 약진이 새삼 관심을 끈다. 지난주 임명된 주형환(행시 26회)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관섭(27회)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경영학과 80학번 동기다. 여기에 청와대 금융경제비서관으로 유력한 정은보(28회) 기재부 차관보와 지난 4월 임명된 신영선(31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도 같은 과 동기다.

이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행시에 합격했지만 주 차관이 한 살 적을 뿐 모두 53세 동갑내기이기도 하다. 주 차관은 앞서 2차관 산하였던 세제실을 다시 1차관 휘하에 두면서 거시경제와 세제정책을 두루 지휘하고 있다. 이 차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저탄소차 협력금(탄소세) 제도의 책임자 격이다. 정 차관보는 안종범 경제수석 밑에서 당·정·청 조율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 처장은 공정거래 업무 전체 실무 책임자다. 청와대와 기재부, 산업부, 공정위 등 경제부처 핵심 보직에 같은 과 동기들이 포진한 셈이다. 지난해 물러났지만 박윤준(27회) 국세청 전 차장도 이들과 같은 80학번 동기다.

지금까지 경제부처의 주류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실제 현재 기재부 과장급 직위 140명 중 40여명이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고 경영학과는 20명 안팎이다. 이들이 입학할 당시 서울대 경영학과 정원은 100명이었다. 이 가운데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직의 길로 들어선 인원은 6명뿐이었다. 6명 중 1명이 중도에 민간으로 이직했을 뿐 5명이 1급 이상 고위 공직자에 올라선 것이다.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4일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