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위에 매킬로이… 신황제 탄생

입력 2014-08-05 02:47

타이거 우즈(39·미국)는 9번홀 티샷을 한 뒤 허리를 부여잡고 기권했다. 반면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는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2주 만에 정상에 오르며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컨트리클럽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대회 4라운드에서 ‘신·구 골프황제’의 이취임식 같은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합계 15언더파 265타를 친 매킬로이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13언더파 267타)를 상대로 역전 우승, 애덤 스콧(호주)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다시 올랐다. 매킬로이는 2012년 8월 13일부터 2013년 3월 24일까지 29주 연속 1위를 차지한 후 1년 4개월여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우즈가 2009년 사생활로 인해 수년간 슬럼프를 겪는 사이 몇 명의 선수가 번갈아 황제자리에 올랐다. 매킬로이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 ‘차세대 골프황제’로 주목받던 그도 지난해 나이키 제품으로 클럽과 볼을 교체하고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 교제하면서 성적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5월 보즈니아키와 파혼한 뒤 마음을 다잡은 매킬로이는 직후 유러피언골프투어 BMW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탔고, 지난 7월 브리티시오픈마저 제패하며 세계 골프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25세 이하 나이로 4대 메이저 대회 중 3개를 제패한 골퍼는 잭 니클라우스(74), 우즈에 이어 매킬로이가 세 번째였다. 매킬로이는 이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 트로피만 추가하면 된다.

매킬로이의 최근 호성적은 엄청난 드라이버 비거리 덕분이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335야드를 날렸다. 미국프로골프(PGA) 공식 통계로는 비거리(310.3야드) 3위다. 게다가 10위인 높은 그린적중률(68.81%)을 앞세워 평균타수(69.057) 2위의 성적을 냈다. 유럽투어와 PGA투어를 겸하는 그는 PGA투어에서만 올 들어 12개 대회에 출전, 톱10에만 8차례나 들며 우승 2회, 준우승 1회의 성적을 냈다.

반면 9번홀 티샷 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한 우즈는 “2번홀 페어웨이 벙커턱에서 불안한 자세로 샷을 한 뒤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고 말한 뒤 홀연히 대회장을 떠났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