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악기 만드는 과정 체험해 보세요

입력 2014-08-05 02:25
김현곤 악기장(사진 왼쪽)이 지난해 여름 열린 ‘악기장을 만나다’ 프로그램에서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편종과 편경을 만들어 보이며 국악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제공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양악기에 비해 전통 국악기는 이름을 들어도 그 모양과 음색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악기에 대한 이해도 부족할뿐더러 연주곡을 쉽게 들을 기회도 없기 때문이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이 여름 방학을 맞아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국립국악원 내 국악박물관에서 국악기 제작 시연회 ‘악기장을 만나다’를 연다. 악기제작 시연은 전시 개념을 탈피한 ‘살아있는 전시’여서 의미가 크다. 국악의 역사를 담은 유물, 궁중음악에서 사용하던 각종 악기, 문헌 등과 함께 수많은 국악인들의 흔적을 담은 악기 등도 전시된다.

행사에는 전통 국악기를 제작하는 명인을 가리키는 ‘악기장’ 3인이 직접 참여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로 지정돼 있는 김현곤(편종·편경), 고흥곤(현악기), 이정기(북메우기) 명인이 각각 편종·편경, 가야금, 승무북 제작 과정을 보여준다.

편종과 편경은 고려시대 이후 궁중 제사와 연향에 사용됐고 종묘제례악, 궁중정재(무용) 등에서 볼 수 있는 귀한 악기다. 돌을 깎으며 편경을 만드는 모습과 종 모양의 본 뜨는 과정 등을 볼 수 있다. 가야금으로 대표되는 전통 현악기는 명주실을 꼬아 만든 실을 나무로 만들어진 울림통에 얹어 완성된다. 시연회에서는 가야금의 몸통인 오동나무를 다듬고 꼰 명주실을 얹어 완성하는 전 과정과 재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정기 명인이 만드는 승무북은 민간 전통춤인 승무를 출 때 나무틀에 고정해 두드리는 북이다. 북의 재료인 나무를 깎는 과정, 소가죽을 펴는 과정, 북통에 단청을 칠하는 과정까지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개행사에서는 전통방식으로 악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제작 도구들도 직접 만져보고, 악기제작 과정에 대해 장인들로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또한 악기장 3인이 직접 제작한 편종·편경, 승무북, 좌고, 정악아쟁, 해금 등과 이들의 제자들이 만든 다양한 국악기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악기제작 시연회와 함께 기존 전시실에 마련돼 있는 음악 감상 코너와 악기연주 코너를 함께 체험하면서 전통음악을 한층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연회는 오전 10∼12시, 오후 2∼4시 진행된다(02-580-3130).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