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르면 4일 사무총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등 당직 인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탕평 인사를 끊임없이 강조해 온 터라 그가 내놓을 첫 인사안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대표 인선에서 지켜봐야 할 인물은 두 명이다. 유승민·이정현 의원이다. 각자 뚜렷한 색채를 지닌 이들이 새누리당 지도부에 들어오느냐, 마느냐에 따라 김무성 체제의 성격은 크게 달라진다. 정치 선배인 김 대표와 이 두 사람 간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고사하는 유승민=김 대표는 당의 조직·재정·행정·인사를 관장하는 막강한 자리인 사무총장에 유 의원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 체류 중인 유 의원은 거듭 고사의 뜻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과 함께 당 혁신을 이끌려고 했던 김 대표의 구상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
소장파의 지지를 받는 유 의원은 새누리당의 대표적 전략가로 꼽힌다. 3선이라 선수(選數)도 알맞고 지역구(대구 동을)도 매력적이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김 대표는 신공항 문제로 부산과 대구·경북(TK)이 갈등하는 것도 부담으로 여기고 있다.
원조 친박(친박근혜)인 유 의원을 중용하면 김 대표를 비주류로 몰아가는 프레임을 막는 부수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유 의원이 고사를 접고 사무총장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내년 원내대표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유 의원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도 들린다.
◇지명직 최고위원 한번 했던 이정현의 역할은=새누리당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2명 임명할 수 있다. 최고위원들의 구성을 다양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통상 지역을 배려한다.
이 의원은 이미 2012년 6월 황우여 대표 체제에서 호남 몫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기용된 적이 있다.
김 대표가 전남 순천·곡성에서 승리해 선거 영웅이 된 이 의원을 배려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을 한 번 더 할지, 다른 역할을 맡을지만 남은 셈이다.
의견은 분분하다. 한 친박 의원은 3일 “당연히 이 의원에게 호남 몫 최고위원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은 “이 의원의 경우 역할이 눈에 보이는 최고위원보다 특별한 업무를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와 이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 다소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보선 승리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이 의원은 김 대표와의 갈등을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 “당을 분열시키려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며 “김 대표는 누가 봐도 친박인데 그걸 부인하는 엉터리 관측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새누리당 이르면 4일 일부 당직 인선… 유승민·이정현 與지도부 합류할까
입력 2014-08-04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