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되면 누구나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게 되죠. 저염식만큼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게 또 있을까요.”
서울 중구 동호로 CJ 제일빌딩에서 지난달 31일 만난 이혁(32·CJ 프레시웨이 전략기획팀)씨는 저염식은 ‘건강은 업(up)되고, 체중은 다운(down)’ 되는 건강식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5월부터 저염식을 해왔다는 그는 “높았던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제자리를 찾았고, 피부도 좋아졌으며 살짝 나왔던 배도 들어갔다”고 자랑했다. 이씨는 지난달 회사에서 주최한 저염식 요리교실 ‘503 쿠킹클래스’에서 요리법을 배워 혈압이 높은 어머니를 위해 저염 식단을 마련해드리고 있단다.
이씨는 “저염식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회사에서 펼친 ‘503 도시락 운동’ 덕분”이라고 했다. CJ 프레시웨이는 지난해 5∼9월 지원자를 대상으로 열량 500㎉ 이하, 소금 3g 이내의 메뉴로 구성한 도시락을 점심식사로 내놨다. 단체급식사업을 하는 CJ 프레시웨이가 자체개발한 저염식단을 직원들에게도 제공한 것.
이씨는 “처음에는 먹기 거북할 만큼 싱거웠고, 오후 서너시만 돼도 공복감 때문에 고생했지만 한 두 달 지나니 몸이 적응하게 되더라”고 했다. 저염식으로 입맛을 바꾼 그는 라면을 삶을 때는 수프를 절반만 넣고, 회식할 때도 채소를 많이 먹고 국은 되도록이면 먹지 않고 있다고.
이씨는 “입사 이후 잦은 회식으로 옷이 작아졌다는 후배들에게 저염식을 권하고 있다”면서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가 돼 날씬해지니 얼마나 좋으냐”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저염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CJ 프레시웨이뿐만 아니라 단체급식업체들이 저염식 식단을 내놓고 있다. 아워홈은 ‘h-plus’라는 건강프로그램을 도입, 열량과 나트륨 등을 낮춘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도 저염캠페인 ‘헬스 기빙’을 펼치면서 식단에서 소금의 양을 확 줄였다.
아워홈 식품연구원 장성호 원장은 “한국 성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600㎎으로, 이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권고한 하루 나트륨 권장량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라면서 특히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심장병, 뇌졸중 발병률도 증가해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짠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숭의여대 식품영양학과 차윤환 교수는 “저염식을 하기 어려운 것은 자극적인 맛에 입맛이 길들여져 간이 약한 음식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평소 자주 즐기는 식품에서부터 나트륨의 양을 조금씩 줄여보라”고 말했다.
CJ 프레시웨이 메뉴팀 윤미현씨는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을 선택하고, 가공식품을 고를 때는 영양표시를 반드시 읽고 나트륨 함유량이 적은 것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주방에서 짠맛을 내는 삼총사인 간장 된장 고추장과 소금을 저염 제품으로 선택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식품매장에 가서 조금만 신경 쓰면 저염 제품들을 찾을 수 있다. 샘표의 ‘샘표 맛있는 저염간장 미네랄 플러스’, 청정원의 ‘맛있게 염도 낮춘 진간장’ 등은 일반 간장보다 염도가 25%쯤 낮지만 풍미와 영양가는 그대로 유지한 간장들이다. 신송식품의 ‘짠맛을 줄인 순쌀 태양초 고추장’은 자사 기존 고추장 대비 염도를 17% 낮췄다. 레퓨레의 ‘리염으로 만든 순수된장’은 일반 된장 대비 20%나 소금 양을 줄였다. 청정원의 ‘1/2 나트륨 솔트’는 나트륨 대신 칼륨(K)을 사용해 짠맛은 보존하고 나트륨함량은 절반으로 줄인 소금이다. 레퓨레의 ‘리염’은 국산 천일염에 키토산을 결합한 기능성 소금으로 일반 소금보다 염도가 20%쯤 낮다.
양념뿐만 아니라 식품들도 저염 제품들이 적지 않다. 아워홈의 ‘손수담은 아삭김치’는 나트륨 함량이 100g당 374㎎으로, 기존 김치 제품 대비 나트륨 함유량을 50% 이상 줄였다. 동원F&B의 ‘리챔’은 일반 캔 햄보다 나트륨 함유량을 20% 줄였다. 파리바게뜨의 ‘나트륨을 줄여 더 건강한 식빵’은 자사의 일반 식빵 대비 나트륨 함량을 25%나 줄인 제품이다. 매일유업의 ‘유기농 아기치즈’, 유기농 어린이치즈, 동원F&B의 ‘덴마크 짜지 않은 치즈’ 등은 일반 치즈에 비해 나트륨이 20∼30% 덜 들어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소금 적게 먹으면 체중은 다운, 건강은 업
입력 2014-08-04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