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일부 병력을 철군시키는 등 전력 재배치에 착수했다. 이스라엘의 휴전협상 없는 일방적인 철수와 승리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하마스는 항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군 피터 러너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자지구 내) 몇몇 위협들을 제거했기 때문에 같은 방식의 지상전을 벌일 필요가 없다"며 '지속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병력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2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진입 작전의) 목표들을 달성했고 이제 전략을 재검토할 수 있다"며 지상전 축소를 시사했다. 다만 그는 "충분히 시간을 들이고, 필요한 만큼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해 하마스 측 땅굴 파괴 등의 군사작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네타냐후가 거짓 승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철군을 하든 퇴각을 하든 상관없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일부 병력을 가자지구 중심지역에서 이스라엘 접경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지상전의 단계적 축소와 함께 병력을 철수한 뒤엔 작전 성공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말 사이 이집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측의 휴전 협상은 이스라엘의 거부로 불발됐다.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하마스와의 수차례 정전 합의는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며 "어떤 협상도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전날 하마스에 피랍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72시간 휴전'이 2시간 만에 중단되게 만들었던 이스라엘군 하다르 골딘 소위는 전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스라엘군도 그가 납치된 게 아니라 전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가자지구 라파 인근 유엔학교 등에 이스라엘의 포격이 집중돼 하룻밤 동안 110여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의 포격은 3일에도 지속돼 최소 25명이 추가로 숨지는 등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1700명을 넘어섰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이스라엘 일부 철군… 승리선언 임박
입력 2014-08-04 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