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0월부터 연동 ‘후강퉁 수혜주’ 주목하라

입력 2014-08-05 02:36

연초 경제·비즈니스 분야의 베스트셀러 중에는 ‘지금 중국주식 1000만원이면 10년 후 강남 아파트를 산다’는 책이 있었다. 세계의 굴뚝 ‘중국’의 무서운 경제 성장세를 분석한 책이 인기를 끌자 증권사가 저자를 초청, 주식투자 토크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내·외국인 투자시장을 엄격히 구분한 탓에 한국인의 투자가 가능한 종목은 소수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르면 10월부터 국내 투자자들도 한국거래소 종목을 사고팔듯 중국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주문하는 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초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자본시장 개방정책으로 밝힌 ‘후강퉁’(扈港通·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교차매매)에 따른 것이다. 상하이 주식(A주) ‘후구(扈股)’와 홍콩 주식(H주) ‘강구(港股)’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투자과정이 간소화되는 것을 기회로 인식한 글로벌 투자자금은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저평가된 중국 우량주 찾기에 나섰다. A주와 H주로 동시 상장된 기업 중 가격 차이를 보이는 사례들이 우선 분석 대상이다. 하나대투증권 한정숙 연구원은 3일 “중장기적으로는 양 시장의 격차가 없어질 것이기에 종목별 가격 차이와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실현 전략을 수립해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양 시장에 동시 상장된 종목은 현재 총 86개다. 그중 30여 기업은 H주가, 50여곳은 A주가 더 비싸다. A주에 비해 가격이 싼 일부 H주는 후강퉁 시행 발표 이후 급등세를 보였다. 3개월 남짓한 기간 중 97% 상승한 종목도 있다. 후강퉁이 시행되면 양 시장의 주가가 같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들이 미리 저평가 H주를 사들인 결과다. 한국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홍콩에만 상장된 글로벌 기업이나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종목은 후강퉁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 시행으로 A주 거래가 허용되면 H주에 비해 싼 A주도 주목해야 한다. 한 연구원은 “합리적인 외국인 투자를 고려하면 H주 가격을 기준으로 A주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이얼(海爾) 등 경쟁력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증시의 향후 전망이 밝은 것도 염두에 둘 점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후강퉁 기대감으로 지난달 말 7개월여 만에 2200선을 돌파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연구원은 “국가적 특성상 국가 리스크 프리미엄, 정부의 정책 등 양 시장의 특성상 개별 기업들에 차별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