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 사직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 도중 여대생 팬이 파울볼에 맞아 중상을 입은 사건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구장 관리 강화와 함께 부상자에 대한 처우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단, 뒤늦은 사과=사직구장을 관리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파울볼에 맞아 팬이 다친 사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롯데는 “지난달 24일 오후 6시 43분쯤 경기 중 발생한 파울볼에 1루 쪽 관중석 관람객이 머리를 맞아 두부 골절과 뇌출혈 진단으로 수술 및 입원치료를 했다”면서 “이번 일과 관련해 구단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지 10일 만에 공식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이 관람객은 지난 2일 퇴원해 통원치료를 진행 중이다. 여대생인 이 팬의 아버지는 수차례 롯데 측에 사고 경위와 부상자 상태에 대해 항의를 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는 “구단은 부상 발생 즉시 부상자를 구급차 이송 조치했고 입원 기간에 부상자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상 후유증과 사후 대책에 대해서는 앞으로 진료 상황을 지켜보면서 부상자 가족과 상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롯데는 이번 파울 볼 부상 사고를 계기로 장애인, 노약자, 여성팬에 대한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더불어 경기 전 입장 관중을 대상으로 파울타구에 대비하는 실전모의훈련을 추가 도입하고 안전캠페인도 강화하기로 했다.
◇파울 타구 맞으면 ‘관중 탓’=프로야구 경기 도중 관중이 파울볼에 맞는 경우는 허다하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10∼2012년 벌어진 프로야구 경기에서 관중 부상은 1344건에 달했다. 하루 3.3명, 매년 448명이 파울 타구 등에 부상을 입는 셈이다. 지난달 23일에도 사직구장에서 한 여성이 파울볼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에 금이 가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파울 타구를 맞는 것이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파울 타구가 날아온다는 점을 예상하고 경기를 관람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경기 중 파울볼이 발생하면 안전요원들이 호루라기를 부는 등 관중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구단들은 주장하고 있다.
프로야구 입장권 뒷면에는 ‘운동장 내에서 본인의 부주의(연습 혹은 경기 중 파울볼 등)로 인한 사고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으니 특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여 있다. 국내 9개 프로야구 구단은 시설물에 대한 책임 보험에 따라 대부분 300만원 정도만 보상하는 게 대부분이다. 가끔 추가 보상을 하기도 하지만 법적 책임은 없고 도의적인 책임만 있을 뿐이다.
최대 시속 200㎞로 날아오는 파울볼을 노약자나 여성이 피하기는 쉽지 않다. 그라운드와 가까운 익사이팅 존에는 1초, 외야 관중석에는 2초 정도면 파울 타구가 도달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경우 치료비는 구단이 전액 보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는 파울볼이 날아와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모든 치료비는 구단에서 지불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관중 하루 3.3명꼴 파울타구에 맞았다
입력 2014-08-04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