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부터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4 한화금융클래식은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오랜 골프 격언에 반기를 들었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20㎝이상 되는 러프에 볼이 빠지면 볼을 찾기조차 어렵고, 1타 이상 까먹는 것은 기본이다. 코스 레코드가 5언더파일 정도로 까다롭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드라이버로 컨트롤샷을 해 페어웨이 안착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드라이버샷은 쇼가 아니라 바로 돈과 직결된다.
1일 진행된 2라운드에서도 선수들은 전날에 이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골프장이 바닷가에 위치한 탓에 바람까지 경기를 방해했다. 올시즌 일본 투어 상금 선두를 달리는 안선주(27)는 전날 공동 선두였지만 7번홀(파5)에서 악몽을 꿔야 했다. 김효주(19)에 이어 단독 2위를 달리던 안선주는 이 홀에서 러프와 러프를 전전하며 무려 3타를 잃는 바람에 중간합계 2오버파 146타 공동 12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KLPGA 상금선두 김효주는 거리낌이 없었다. 3번홀(파4) 칩인버디에 이어 5번홀(파4) 버디로 단독 선두에 오른 김효주는 페어웨이 폭이 10m 정도인 6번홀(파4)에서는 영리하게 스푼(3번우드) 티샷으로 러프를 피해갔다. 안선주가 트리플 보기를 범한 7번홀에서는 그린 옆 벙커샷이 홀컵으로 빨려들어가 행운의 버디를 추가했다. 전반에만 3타를 줄여 6언더파 138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공동 2위 장수화(25) 이정민(22)에 3타 앞서 독주체제를 굳혔다.
지난해 5타차 역전 우승의 주인공 김세영(21)은 2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3오버파를 기록, 시즌 2승의 백규정(19) 등과 공동 18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어려운 코스탓에 언더파를 친 선수에 5명에 불과했고, 10오버파 154타를 친 공동 61위까지 선수들이 컷을 통과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러프와의 싸움 속 김효주 단독 선두
입력 2014-08-02 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