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해 들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찜통더위'는 주말부터 제12호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로 접근하는 태풍 나크리가 서해상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나크리의 영향으로 3∼5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1일 낮 12시를 기해 서울에 폭염경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폭염경보는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동두천 포천 파주 등 경기도 일부 지역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남해안과 동해안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연천 38.4도, 인제 36.9도 동두천·홍천·원주 35도, 서울·인천·수원·청주 34도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는 건 지난 30일 새벽 일본 오키나와 남쪽 860㎞ 해상에서 발생한 나크리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풍속 25㎧의 중형 태풍이 덥고 습한 공기를 한반도로 밀어올린 데다 내륙지방에 강한 햇볕이 내리쬐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한반도에 접근하고 있는 나크리가 비를 뿌리고 나면 폭염이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나크리의 영향으로 강풍을 동반한 비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특히 서해와 남해로 떠난 야외 피서객들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기상청은 제주도와 남해안부터 점차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2일 밤부터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말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5일쯤에는 기온이 6∼7도가량 내려갈 것"이라며 "나크리도 이때쯤 서해 중부 해상에서 온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서해상과 남해상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물결이 높게 일 전망이어서 야외 피서객들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크리의 영향으로 제주도 해상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돼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한라산 입산과 해수욕장 입욕도 통제됐고 항·포구에 약 2000척의 선박이 대피했다. 김해공항에서는 항공기 18편의 이착륙이 지연됐다. 백상진 기자, 제주=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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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 첫 폭염경보…태풍 나크리 서해로 북상 예상
입력 2014-08-02 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