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득점왕’ 토종 강세- 외인 추격

입력 2014-08-02 02:59
2011 시즌부터 2013 시즌까지는 K리그 클래식은 FC 서울의 ‘데얀 천하’였다. 데얀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득점왕을 차지했다. K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득점왕에 오른 데얀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 장쑤 세인티로 떠나자 득점왕 경쟁 구도가 바뀌었다. 토종 선수들이 치고 나갔고, 외국인 선수들이 추격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최근 득점왕 경쟁 구도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17라운드가 끝난 1일 현재 득점 톱 10에 이름을 올린 국내 선수는 7명이다. 아랍에미리트의 알 아인으로 이적한 이명주를 제외하면 6명으로 줄어든다. 전남 드래곤즈의 이종호가 9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포항 스틸러스의 김승대가 8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이어 김신욱(울산 현대)과 이동국(전북 현대)이 나란히 7골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2010 시즌 유병수(로스토프·22골) 이후 4년 만에 토종 득점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공격수들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아 토종 공격수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토스(수원 삼성·브라질), 드로겟(제주 유나이티드·칠레), 카이오(전북·브라질)는 나란히 5골씩 기록하며 선두권을 넘보고 있다. 산토스는 지난달 19일 인천 유나이티드전과 23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잇따라 득점포를 가동했다. 드로겟도 13일 성남 일화전, 19일 서울전에서 골 맛을 봤다. 카이오는 최근 4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20일 상주 상무전에선 멀티골을 기록했다.

토종 공격수들은 또 외국인 선수에게 득점왕 타이틀을 내줄 생각이 없다. 그러나 젊은 공격수들의 득점 행진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 이종호와 김승대는 나란히 최근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반면 16년차 이동국은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뽑아낼 만큼 컨디션이 좋다.

무더위가 반가운 남미 선수들과 무더위가 버거운 토종 선수들. 한여름의 득점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K리그 클래식은 2일부터 재개된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