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교전 24일 만에 가장 긴 ‘72시간 휴전’에 합의했다. 양측은 1일(현지시간) 오전 8시부터 사흘간 인도주의적 휴전에 들어간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다”며 “휴전 기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시급히 필요한 인도주의적 구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번 휴전으로 식량과 의약품을 조달받게 됐다. 사망자를 매장하고 부상자를 치료할 시간도 갖게 된다. 아울러 가자지구의 수도와 에너지 공급시설도 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과 유엔은 설명했다.
이집트에선 지속적인 휴전 방안이 모색된다.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대표단을 카이로로 초청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72시간의 휴전을 충실히 준수해 협상이 좋은 분위기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 대표단은 이날 밤 카이로에 도착해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휴전 협상을 벌이게 된다. 길어야 하루에 불과했던 이전의 휴전과 달리 이번에는 사흘간 휴전에 들어가는 만큼 지속적인 휴전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휴전 협상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우선 미국과 이집트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어 하마스 대표가 협상에 참여할지를 두고 신경전이 전개될 수 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하마스 대표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대표단이 카이로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봉쇄 해제 등 기존 요구사항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에도 자국 영토로 이어져 있는 하마스의 땅굴에 대해 군사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합의 발표가 나오기 몇 시간 전에도 “휴전을 하든지 않든지 상관없이 땅굴을 파괴하겠다”고 천명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교전으로 팔레스타인에서는 1435명이 숨지고 8000명 이상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군인 56명과 민간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이스라엘·하마스 ‘72시간 휴전’ 합의
입력 2014-08-02 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