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수출되는 미국산 비정제유 한국으로

입력 2014-08-02 02:18
미국이 지난달 40년 만에 원유의 해외 수출을 허용하면서 비정제유가 처음으로 한국으로 수출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엔터프라이즈 프러덕츠 파트너스’가 생산한 40만 배럴의 비정제유가 이번 주 한국으로 향한다고 덧붙였다. 총 4000만 달러어치(400억원)로 WSJ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에너지 업체들의 비정제유 해외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법 해석을 바꿔 초경질유인 콘덴세이트의 수출을 허용했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액체 상태의 원유로 휘발유와 경유 등의 원료가 된다. 그동안 미국은 1973∼74년 중동의 석유 국유화에 따른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휘발유와 디젤 등 정제 연료 외에 원유 수출을 금지했다.

하지만 최근 셰일가스와 셰일원유 붐이 불면서 넘쳐나는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판매 금지 조치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에너지업계를 중심으로 커져왔다. 이와 관련, ‘엔터프라이즈 프러덕츠 파트너스’와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즈’ 등 2개 업체는 수출을 금지한 연방법을 바꾸려 노력하다가 여의치 않자 법의 허점을 찾아내 허가를 받아냈다. 미 정부는 기존에 콘덴세이트를 원유로 분류했지만, 원유는 지하에 매장된 액체인 반면 땅속에서 기체 상태인 콘덴세이트는 지상에 나와야만 액체 상태가 되기 때문에 원유로 분류할 수 없다는 해석을 이끌어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