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미 상원 정보위원회 컴퓨터에 침투해 자료를 불법으로 열람했다고 시인했다.
CIA는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존 브레넌 CIA 국장이 지난 29일 의회에서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과 색스비 챔블리스(공화·조지아) 상원의원에게 이런 내용의 CIA 내부감사 결과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브레넌 국장이 상원의원들에게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은 파인스타인 위원장이 제기한 CIA의 불법 컴퓨터 검색 의혹을 결국 CIA에서 인정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지난 3월 상원 연설을 통해 “CIA의 테러 용의 체포자들에 대한 가혹 혐의 등을 조사해 온 상원 정보위원회 직원들의 컴퓨터를 지난달 CIA가 검색하고 자료를 삭제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는 CIA의 국내 사찰을 금지한 연방법 위반이자 3권 분립을 명시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강력히 비판했었다. 상원 정보위 직원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기 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등 비밀공작 내용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었다.
그러나 당시 브레넌 국장은 파인스타인 의원의 주장이 “진실과 동떨어졌다”며 반발했고, 이달 초에도 CIA는 “범죄 혐의로 조사해야 할 증거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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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IA “상원 정보위 불법 열람” 시인
입력 2014-08-02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