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 상림공원은 여름철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상림공원은 1100년 전인 신라 진성여왕 때 학자이자 문장가 최치원(857∼?)이 홍수방지를 위해 상림에서 하림까지 둑을 쌓아 물길을 돌리고 나무를 심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이다.
여름철 상림은 숲 속 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도심 속 신선의 정취를 만끽하는 묘미를 제공한다. 상림의 숲 속에 조성돼 있는 오솔길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코스다.
19만8347㎡ 규모로 조성된 상림공원(천연기념물 제154호)에는 40여종의 낙엽관목을 비롯해 116종의 나무가 1.6㎞의 둑을 따라 자라고 있다.
상림공원에는 함화루, 사운정, 초선정, 화수정 등 정자와 최치원 신도비, 만세기념비, 대원군 척화비, 역대군수 현감선정비군 등의 비석, 이은리 석불, 역사인물공원, 다볕당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조선 말기 신미양요, 병인양요를 거치면서 세워진 전국의 척화비가 대부분 훼손되거나 철거됐으나 이곳 척화비는 땅속에 파묻혀 있는 것을 복원해 원형 그대로 남아있다. 사운정은 최치원을 추모하기 위해 도유림이 건립한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형식의 정자다.
상림공원 입구의 초선정은 19인의 유림이 정자를 세웠다고 해 19인정이라고도 불린다. 이은리석불은 원래 함양읍 이은리 냇가에서 1950년쯤 출토된 것을 상림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상림공원에는 최치원과 관련된 전설이 깃들어 있다. 상림숲에 곤충과 양서류가 없는 것은 효성이 지극한 최치원이 상림숲에서 뱀을 보고 놀란 어머니를 위해 주문을 외워 없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숲을 조성할 때 많은 비가 내리고 용이 승천하면서 꼬리를 쳐서 물길을 돌려주었다는 전설도 있다.
상림숲 주변 6만㎡ 규모의 연꽃단지도 장관이다. 여름철 이곳에서는 국내산 토종연과 서양의 다양한 연, 수생식물과 곤충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가을에는 상림숲에 심어놓은 30만개의 석산(꽃무릇: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함양=이영재 기자
[가Go 보Go 싶은 경남-함양군] 국내 첫 인공림… 19만㎡ 116종 울창
입력 2014-08-02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