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약하고 하락할 요인이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은이 물가가 안정된 상황에서 정부의 확장적 경제정책을 지원키로 함에 따라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31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향후 물가 경로에는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하방압력 확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하방리스크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하방리스크가 우세하다는 것은 전망치보다 물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이 될 수 있다. 환율 하락도 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 1% 변동이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3% 포인트 변화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한은은 향후 물가 여건에 대해 “수요 측면에서는 둔화 압력이 점차 완화되고 공급 측면에서도 농산물 가격이 상승 요인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은 2%대 후반 수준에서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가계와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예상한 1년 뒤의 물가상승률이다. 일반인들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높으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가고, 이는 저축률 등을 낮춰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음식점 주인들이 물가가 오를 것에 대비해 음식값을 올리는 식이다.
한은이 올해 들어 일반인 대상으로 조사한 기대인플레이션은 2.8∼2.9%로 실제 물가상승률(상반기 1.4%)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품목별로 보면 공공요금 인상 우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집세 상승률이 뒤를 이었다. 특히 고소득층과 젊은층일수록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았다. 한은은 “전세가격 불안이 20, 30대 가구의 기대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요금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 상하수도료, 교통비 등 지방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졌다
입력 2014-08-01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