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과 관련한 유언비어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이 부실한 초동수사로 의혹을 증폭시킨 책임도 있어 ‘자업자득’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청은 “유병언 사망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근거 없고 도를 넘는 허위 사실이 지속적으로 유포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내사 착수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31일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라고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순천 변사체는 유씨 시신이 아니다’ ‘국과수가 부검 결과를 조작했다’ ‘유씨가 살아 있다’는 식의 글이 퍼지고 있다. 경찰은 악의적·반복적으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게시글을 선별해 IP 추적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사이트 관리자에겐 해당 글을 삭제토록 하고 게시자들은 인터넷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키로 했다.
유언비어 확산은 경찰이 자초한 일이라는 비판도 있다. 경찰은 유씨 시신 발견 당시 유씨와의 연관성을 입증할 각종 정황 증거를 모두 무시하고 무연고자로 추정해 시신을 40일간 장례식장 냉동고에 방치했다. 이 때문에 정밀 부검이 늦어졌고 유씨의 사망 원인은 결국 미궁에 빠졌다.
앞서 지난 28일 열린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이성한 청장은 “초동 대처가 미흡해 그간의 노력과 성과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국민들에게 많은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시신 발견 당시 대처 과정에서의 실수를 인정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유병언 사망 관련 유언비어 수사하겠다고 나선 경찰
입력 2014-08-01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