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신화’를 써나가던 삼성전자가 ‘갤럭시 쇼크’에 빠졌다. 2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줄면서 우려스러운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52조3500억원,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2분기(6조46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그동안 실적을 주도했던 인터넷·모바일(IM) 부문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IM 부문은 4조4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나 감소했다. 올해 1분기보다도 31.3% 떨어졌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2012년 2분기(4조1300억원) 이후 처음으로 다시 4조원대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이 9500만대라고 밝혔다. 1분기 1억1100만대보다 14.4% 줄어들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이 중 스마트폰이 70% 후반대를 차지한다”면서 “3분기에는 스마트폰 비중이 8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휴대전화 평균판매가격(ASP)은 230달러(약 23만원) 후반대였으며, 3분기에는 중저가 제품 비중 확대로 ASP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톱5’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32.6%에서 25.2%로 떨어졌다. 애플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2∼5위까지는 모두 판매량이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반도체·부품(DS) 부문은 선전했다. CE 부문은 영업이익이 7700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300% 증가했다. 월드컵 특수에다 중국과 선진국 시장에서 초고화질(UHD)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DS 부문도 D램이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2조900억원으로 1분기보다 12% 늘었다.
3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갤럭시 노트4가 9월 출시될 예정이지만 실제 판매는 4분기인 10월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3분기에는 갤럭시S5 등 현재 라인업으로 실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대화면 카테고리에서 신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새로운 소재, 중저가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이 나올 것”이라며 “신제품은 6개월 안에 전 세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기감에 휩싸인 삼성전자는 지난 26∼27일 임원 1000여명이 참가한 ‘한계 돌파 워크숍’을 개최하고 실적 부진의 원인을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CE 부문과 IM 부문 등 완제품 사업부를 하나로 묶는 조직 개편안까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주요 사업 시설투자액으로 24조원을 투입한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시설에 14조4000억원, 디스플레이 시설에 4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와 시스템LSI 등의 첨단 공정 전환에 투자가 이뤄지고, 디스플레이 부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설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삼성 ‘스마트폰 쇼크’ 영업익 30% 뚝… 3분기도 ‘흐림’
입력 2014-08-01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