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선거구 3곳을 새누리당이 가져가면서 ‘높은 투표율=야당 유리’라는 공식이 깨졌다. 기존의 공식은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 성향의 젊은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한다는 판단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2012년 대선에 이어 6·4지방선거에서도 이런 공식이 통하지 않은 만큼 이제는 투표율에 따른 여야 유불리를 단정짓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단순히 여야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높은 투표율=이례적인 관심’ 정도로만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를 입증하는 대표적인 선거구는 이번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자가 최대 이변을 연출하며 당선된 전남 순천·곡성이다. 이곳은 15개 전체 선거구 가운데 가장 높은 51.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당선자의 고향인 곡성에선 61.1%의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곡성에서 70.6%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올려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9.1% 포인트 차로 따돌릴 수 있었다.
순천·곡성 다음으로 높은 투표율(46.8%)을 보인 곳은 최대 격전지로 꼽힌 서울 동작을이었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인 정의당 노회찬 후보에 신승을 거뒀다. 세 번째로 높은 투표율(35.8%)을 나타낸 경기 김포에선 ‘치킨 신화’를 전면에 내세운 정치 신인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가 ‘빅맨’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를 10.4% 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압승을 거뒀다.
새정치연합은 평균 투표율인 32.9%보다 높게 나타난 6곳 가운데 전남 나주·화순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가장 저조한 투표율(22.3%)을 보인 선거구는 광주 광산을이었다. 이곳에서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가 당선됐지만 득표율은 다른 선거 때에 비해 저조했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이용섭 후보는 이 선거구에서 74%의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권 후보의 득표율은 60.6%에 그쳤다.
이번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하면서 ‘재보선=여당 불리’라는 공식도 깨졌다. 7·30재보선을 제외한 역대 30차례 재보선에서 여당은 7차례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김경택 기자
[7·30재보선 이후] 투표율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
입력 2014-08-01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