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유대인 로비단체처럼… 美 한인들 조직 만들기 첫 발

입력 2014-08-01 02:34
미주 한인의 정치력 신장을 위한 ‘미주한인 풀뿌리 활동 콘퍼런스(KAGC)’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사진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민주당 소속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왼쪽) 강일출(오른쪽) 할머니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주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위한 대규모 모임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특히 미국 의회 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한파 연방 상·하원의원 11명도 참석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총회장 이정순)와 시민참여센터(대표 김동찬)는 이날 미주 각지에서 풀뿌리운동을 펴고 있는 한인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주한인 풀뿌리 활동 콘퍼런스(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를 개최했다.

2007년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HR 121) 통과 7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는 뉴욕 뉴저지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조지아 버지니아 텍사스 등 미국 각지의 사회활동가와 한인단체 관계자,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미국의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AIPAC(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처럼 한인들의 정치력을 신장하고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 방향과 방법론 동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주최 측은 29일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의 한 호텔에서 미주 각지의 한인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풀뿌리 한인 활동가 양성, 전국적인 한인 활동가 네트워크 구축에 초점을 맞춰 시민참여 활동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날 저녁 의회 인근 하얏트호텔에서는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과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 연방의원 11명이 참석하는 만찬이 열렸다.

로이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역사는 있는 그대로 가르쳐야 한다. 부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혼다 의원은 만찬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르며 먼 길을 온 할머니들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는 “모든 (군위안부) 피해자, 그 당시 성노예였던 모든 여성들이 강요를 당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은 인간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외에도 빌 파스크렐(민주·뉴저지), 일리애나 로스-레티넌(공화·플로리다), 잰 샤코우스키(민주·일리노이), 브래드 슈나이더(민주·일리노이), 마크 타카노(민주·캘리포니아), 찰스 랭글(민주·뉴욕), 그레이스 멩(민주·뉴욕) 등 하원의원과 마크 베기치(민주·알래스카) 상원의원이 연단에 올라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